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에 세계 최연소 소믈리에 챔피언인 마크 알버트가 기내 와인 선정 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에서 새로 서비스 할 와인 50종 선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발맞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나타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대한항공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를 열고 새롭게 선보일 기내 서비스 와인 50종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해당 와인은 퍼스트클래스 19종, 프레스티지클래스 21종, 이코노미클래스 10종으로 구성됐다.

이번 와인 선정을 위해 대한항공은 2019년 국제소믈리에협회 '월드 베스트 소믈리에' 챔피언인 마크 알머트와 협업해 지난해 말부터 자료 수집과 와인 선정을 추진해 총 900여종의 후보군을 선정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마크 알머트와 함께 세계 각지의 와인 생산지, 포도 품종, 빈티지 등을 고려해 150종의 후보 와인을 선정했으며, 마크 알머트와 이상준 등 와인 전문가 2명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종적으로 50종을 선택했다.

퍼스트클래스에는 세계 3대 샴페인 중 하나인 '앙리 지로' 브랜드의 '앙리 지로 아이 그랑크뤼 브뤼 MV17(Henri Giraud Ay Grand Cry Brut MV17)', 미국 나파 밸리 와이너리인에서 만드는 화이트 와인 '실루엣 샤르도네 2020(Silhouette Chardonnay 2020)', 레드와인은 호주 대표 와인인 헨쉬키의 '헨쉬키 마운트 에델스톤 쉬라즈 2016(Henschke Mount Edelstone Shiraz 2016)' 등이 선정됐다.

더불어, 프레스티지클래스에는 프랑스 르와르 지방 화이트 와인인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La Perriere Megalithe Sancerre)를, 이코노미클래스에는 독일 모젤 지방에서 생산된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Nik Weis Urban Riesling) 등을 제공한다.

대한항공 신규 기내 서비스 와인을 선정한 최연소 소믈리에 챔피언 마크 알버트(왼쪽에서 두번째)가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과 함께 와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해당 와인들은 와인이 스토리를 담고 있는지, 와인이 포도와 지역을 잘 대표할 수 있는지, 맛있고 즐거운 맛을 제공할 수 있는지 등 세 가지 주안점을 놓고 선정됐다. 여기에 고고도에서 날아가는 비행기의 특성과, 대한항공이 한식을 기내식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마크 알머트는 "비행 중인 기내는 습도가 10~20%내외로 건조하기 때문에 후각이 급격히 떨어지며 사람들의 미각이 30% 가량 둔화되며, 기압 차이로 인해 코의 감각이 지상과 다르다"면서 "또 비행 중 나는 배경소음 때문에 감각이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기내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와인을 선정하기 위해 과실향이 강하고 향기가 좋은 와인을 선택했다"면서 "특히,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한식 기내식이 풍미가 높다는 점을 감안, 너무 달지는 않으며 탄닌(쓰고 떫은 맛) 맛이 적은 와인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기내 와인 전면 개편에 대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와인 서비스는 항공업계에서 회사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서비스이며,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위축됐던 국제선 노선이 다시 재개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객실 서비스를 강화를 통해 다른 항공사 대비 차별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인천국제공항 기준 국제선 여객 수 추이를 보면 1월 35만6864명에서 5월 93만9463명, 9월 179만1208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고 무비자 입국 허용 등 규제가 완화된 일본노선의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일본 무비자 관광 재개 첫날인 지난 11일 하루 동안 인천·김포·김해발 일본노선 이용 승객 수는 7347명으로, 전월 동일 이용객(3569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대한항공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를 가졌다. 사진은 퍼스트클래스에 제공되는 와인을 카나페와 함께 시음하기 위해 와인잔에 따라놓은 모습. /김태환 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됐음에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유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항공업황이 좋지많은 않다"면서 "대한항공의 객실 서비스 강화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경쟁사 대비 고급화를 추진하고,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 부문 부사장도 "기내와인 의미를 잘 알기에 와인 선정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과 깊은 고민 담았다"면서 "이번 발표 기점으로 서비스되는 모든 와인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며 "완전히 젊고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지 와이너리와의 공급 계약 등 필요한 후속 절차를 마치고 내년 3월 이후부터 대한항공 국제선 비행기에서 순차적으로 신규 와인들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