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에도 거동 불편한 투석 환자 대피 끝까지 도우며 현장 지켜
LG복지재단이 지난 8월 경기도 이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투석 환자를 돌보다 숨진 고(故) 현은경 간호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LG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G복지재단은 경기도 이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투석 환자를 돌보다 숨진 고(故) 현은경 간호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월 5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 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서 4층 신장투석전문병원에는 유독가스와 연기로 가득 찼고, 근무 중이던 의료진은 서둘러 33명 환자의 대피를 도왔다.
화재 당시 4층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숨진 현 간호사를 비롯한 10여 명의 병원 관계자들은 끝까지 남아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는 등 환자들을 돌봤다. 현 간호사는 유독가스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헌신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현 간호사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접한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고, '숭고한 이타적 자기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환자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등 3000여 개에 달하는 추모 글이 게재됐다.
현 간호사의 딸은 "어머니는 15년 동안 이 병원에서 근무해 수간호사를 맡을 수 있는데도 평간호사로 남아 궂은일을 도맡아 해 평소에도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며 "어머니는 평소에도 환자들과 가까이 지내셨고, 제게도 간호학과 진학을 권유할 만큼 하시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크셨기에 마지막까지 사명을 다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간호사의 배우자는 "아내가 돌보던 환자들이 빈소에 오셔서 '현 선생님 좋은 분이셨는데 못 뵈어서 아쉽다' '그날 현 선생님의 마지막 투석 환자였다' 등 고마움을 표했다"며 "그 말을 들으니 아내가 환자들에게 존경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팠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간호사로서 평생 선행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돕다 돌아가신 현은경 간호사의 숭고한 책임의식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 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8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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