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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국내 최초 가전 '등대공장'…LG전자 창원 스마트파크 가보니
입력: 2022.10.10 10:00 / 수정: 2022.10.10 18:30

디지털 트윈 적극 활용해 생산효율↑
물류로봇·조립로봇으로 근로자 안전 확보
"스마트파크 신가전 '마더팩토리'로 키울 것"


1976년 문을 연 LG전자 창원공장이 LG스마트파크로 탈바꿈했다. /LG전자 제공
1976년 문을 연 LG전자 창원공장이 'LG스마트파크'로 탈바꿈했다. /LG전자 제공

[더팩트|최문정 기자] 지난 1976년 처음 문을 연 이후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 등 LG전자의 핵심 제품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한 창원공장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LG스마트파크'로 재탄생했다.

LG스마트파크는 생산 과정 전반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다품종 맞춤 생산 시대에 특화된 생산 시설을 갖춰 LG스마트파크는 올해 3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제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공장을 뜻한다. 가전업체의 등대공장 선정은 국내 기업 가운데 LG전자가 처음이다.

◆ '디지털 트윈'으로 30초마다 10분 뒤 물류 상황 예측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1 통합생산동 1층에 들어서자 로비를 꽉 채운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화면 위층 공장의 가동 상황이 빼곡히 표시돼 있다. 생산라인의 가동 현황과 이동 중인 부품, 재고 상황과 설비 이상유무, 생산실적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수형 LG전자 H&A DX·혁신운영팀 선임은 "스마트파크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30초마다 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10분 뒤 상황을 예측한다"며 "이를 통해 부품과 자제를 적시에 제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지 보전기술도 도입됐다. LG스마트파크에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한다. 방문 당시에도 교체주기가 다가오는 부품이 적용된 라인의 색깔이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실무자의 휴대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알림이 가기 때문에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사람 대신 로봇이 물류 '척척'… 안전사고 줄인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하얗고,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축구장 약 35개 크기(25만6000㎡)인 LG스마트파크 1에서는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인 만큼, 인력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무거운 짐을 옮기는 근로자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물류로봇(AGV) 들이 바쁘게 공장 구석구석을 오갔다. 물류 창고의 정리, 관리, 배달 등 모든 과정은 자동화돼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다.

LG전자는 기존에 공장과 화물차의 단차 때문에 일일이 사람이 자재를 내리고, 이를 생산시설로 옮겼던 불편함을 개선했다. LG스마트파크 1은 건물과 화물차의 격납 위치를 맞춰 직납입고를 가능하게 했다. AGV는 최대 600kg의 적재함을 자동으로 운반한다. 이 때, 바닥에 표기된 QR코드와 5G 실시간 통신을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끊김 현상 없이 적시에 물건을 배달할 수 있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 생산선진화 태스크 리더는 "스마트파크에서 활용되고 있는 AGV는 LG생산기술원과 전자가 함께 개발해 평택에서 제조하고 있다"며 "기존에도 AGV는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됐지만, LG스마트파크의 AGV 세계 최초 5G 통신망 기반으로 작동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원활한 물류를 위해 LG유플러스와 협업해 LG스마트파크에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에 도입된 고공 컨베이어가 부품을 나르기 위해 박스를 들어올리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에 도입된 고공 컨베이어가 부품을 나르기 위해 박스를 들어올리고 있다. /LG전자 제공

천장에서도 물류들이 바쁘게 오갔다. AGV가 물류를 전용 엘리베이터에 실어주면, 고공 컨베이어벨트가 최대 30kg의 박스를 실시간으로 재고가 부족한 곳에 전달해준다.

이수형 선임은 "스마트팩토리 재건축 당시, 인근의 문화재 때문에 건물 높이 제한이 있어 공간효율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입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고, 현재는 타 기업에서도 벤치마킹을 시도할 만큼 성공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라고 말했다.

LG스마트파크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됐다. 물류면적도 30% 정도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줄었다.

◆ 냉장고 문짝도 로봇이 부착…58종 모델 동시 생산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킬로그램(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들어 본체에 조립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킬로그램(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들어 본체에 조립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로봇은 물류뿐만 아니라 실제 생산 과정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기존에 노동자들의 피로감이 높았던 냉장고 문 조립 과정이 대표적이다. 로봇팔은 20kg이 넘는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몇 번의 움직임 끝에 본체에 붙였다. 용접과 나사 체결 과정도 로봇팔이 활용된다.

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알고리즘을 개발해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생산라인 한쪽에는 로봇학습존이 마련해 딥러닝·머신러닝을 통한 자동화 공정을 고도화시킨다.

데이터와 디지털 기반으로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시점인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고 제조혁신 노하우가 녹아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이와 같은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예정이다.

◆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도, 시키지도 않습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무거운 냉장고 부품을 옮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무거운 냉장고 부품을 옮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스마트공장 확대 목적이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업장 곳곳에는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도, 시키지도 않습니다" 등의 표어가 적혀있었다.

강명석 리더는 "LG스마트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주로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며 "LG전자가 창원 사업장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일자리도 10~15% 늘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총 3단계에 걸쳐 스마트파크의 디지털전환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가장 첫 단계인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빅데이터와 AI의 비중을 높이는 '정보화', 최종적으로 '지능화'를 이뤄내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LG전자는 스마트파크에서 친환경 생산 시설 실험을 지속해 ESG 경영의 기초로 삼고 있다.

LG스마트파크는 전력 피크 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췄다. 이 시설은 전기 사용량이 적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해 주간 피크 시간대에 이를 사용해 공장 전기요금을 낮춘다. 국가 전력망의 피크전력을 낮춤으로써 예비발전설비 가동을 줄이고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창원시 소재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스팀으로 변환해 공급받아 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GS EPS와 손잡고 LG스마트파크 건물 옥상에 1만여 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연내 1차 준공을 완료해 운영을 시작하고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이면 건물 사용 전력의 약 10%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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