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운 사장, 브랜드 인지도 하락·딜러망 약화 등 부작용 우려
"IRA 시행으로 상당히 어려운 장벽 부딪혀"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IRA의 예외조항이나 유예 안 되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공영운 현대자동차(현대차) 사장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영향과 부작용에 관해 "현지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시점까지 전기차 판매가 중단되면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딜러망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공영운 사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IRA 시행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16일(현지시간) 서명한 IRA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부터 IRA 법안이 발효되면서 미국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한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70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금 대상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공영운 사장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판매망 상황에 관해 질문을 받자 "(미국 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우리 차를 선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장벽을 만나게 된 것"이라며 "우리 회사 판매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와 'EV6'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달부터 IRA 법안이 발효되면서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그룹 제공 |
이어 IRA 시행으로 예상되는 회사의 피해 규모에 관해서는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적은 있다. 시뮬레이션할 때 변수들이 있고, 이를 가정해서 돌려보기 때문에 범위가 넓다"며 "특정 수치를 공시적으로 언급하면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공영운 사장은 IRA의 예외조항이나 유예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때 발생할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는 "저희도 법의 문제점을 고쳐 영향을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에서도 도와주셔서 잘 되길 희망하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유예 조치가) 안 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최근 국회가 IRA에 포함된 차별적인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까지 갔는데 국회 산자위에서 결의안을 주도해 통과시켜주셔서 미국 의회에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며 "지금 정부에서도 여러 부처가 합동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데 저희도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서 (IRA)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공영운 사장은 이날 국내 전기차 정책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7500달러 보조금을 오는 2032년까지 지속하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조금은 1년에 100만 원씩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건의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IRA 시행 이후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현대차, 기아 제공 |
한편,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미국 정부의 IRA 시행 이후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미국 판매법인이 집계한 지난달 미국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전달(1616대) 대비 13.9% 줄어든 1306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 7월(1978대)과 비교해 34.0% 줄어든 수치다.
기아 역시 전용 전기차 'EV6'가 전달(1840대)보다 21.7%, 지난 7월(1716대) 대비 16.1% 줄어든 1440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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