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차·한강맨션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수혜 예상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선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정비사업을 준비하는 서울 주요 아파트의 사업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모습. /최지혜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부가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선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높은 사업성이 기대되는 단지는 대선 이후부터 규제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42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신고가 36억 원보다 6억 원 높은 가격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추세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대체로 주춤하는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는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공약했던 윤석열 정부의 정책 개정안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날 재건축 사업성 제고를 위해 초과이익 환수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재건축 부담금이 면제되는 초과이익 금액을 기존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장기 보유 1주택자는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감면해 준다. 부과율 결정의 기준이 되는 부과구간도 기존 2000만 원 단위에서 7000만 원 단위로 확대한다. 초과이익 산정이 시작되는 시점도 조합설립 인가일로 조정됐다.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보유한 주택인 경우에도 최대 50%까지 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방안은 재건축을 진행하는 주요 단지들에 추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방뿐 아니라 서울 재건축 단지도 부담금이 기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억 단위의 부담금이 부과되던 곳은 재건축 추진요인이 큰 단지"라며 "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을 활성화한다는 취지 하에서는 제도 폐지까지 고려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높은 수준의 부담금을 통보받았던 단지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 이후 서울 내 28개 단지가 예정 부담금을 통보 받았다. 이 가운데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지난 7월 역대 최고 부담금인 가구당 7억7700만 원을 통보받았다. 이어 성동구 장미아파트(4억6000만 원),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4억200만 원), 서초구 신반포21차(2억8000만 원) 순으로 부담금이 많았다.
부담금이 클수록 재건축 사업에 따른 높은 차익이 기대된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입지적인 희소성이 있는 재건축 단지는 정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까지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84㎡는 이달 6일 직전 신고가보다 2억 원 오른 73억 원에 팔렸다. 한강멘션 전용면적 120㎡ 역시 지난 5월 매매가격 45억 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아파트 전용면적 196㎡는 지난 7월 80억 원에 최고가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올해 1월 80억 원에 거래된 후 신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록한 신고가 64억 원보다 17억 원 높은 수준이다. 개포동 한보미도맨션2차 전용면적 125㎡도 지난달 38억 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 34억5000만 원보다 3억5000만 원 가격이 올랐다.
윤 수석위원은 "서울의 한강변 재건축단지의 경우 재건축을 통해서만 신축 단지가 들어설 수 있는 희소성이 높은 입지라는 점이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주요 요인"이라며 "특히 서울시가 최근 고층개발까지 허용하고 있어 이들 단지에 대한 미래가치가 높아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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