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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덮친 복합 위기 공포…주요 기업 잇달아 '사장단 소집령'
입력: 2022.10.01 00:00 / 수정: 2022.10.01 00:00

위기 대응책 마련 분주한 기업들
구광모 LG그룹 회장 "어려울 때일수록 능동적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영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영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달아 사장단 회의를 열고 있다. 미래 사업과 관련해 주요 현안을 챙기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재계에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 장기화 속에서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을 수시로 실시하는 등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밑바탕에 깔린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구광모 회장 주재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다. 이번 워크숍에서 구광모 회장을 포함한 LG 주요 경영진 30여 명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한 사업 기반을 토대로 5년, 10년 후의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경영 전략인 '고객 가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구광모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 주도적이고 능동적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미래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미래 고객이 누구이고, 정말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것이 미래 준비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LG 주요 경영진이 한 공간에 모인 건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긴급 소집은 아니지만, 구광모 회장의 발언 수위 등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됨에 따른 위기 대응 성격이 짙다는 게 재계 해석이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위기일수록 '고객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해왔다. 이에 LG그룹은 지난 6월 3년 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개최하고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인한 경영 환경 악화에도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 경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경영진과 대화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경영진과 대화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LG그룹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의 경영진 회의를 개최하는 기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먼저 삼성은 최근 2년여 만에 사장단 회의를 열어 주목받았다. 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글로벌 경영 환경, 사업별 주요 현안과 관련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사장단이 머리를 맞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오찬에 참석, 사장단과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달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는 'CEO 세미나'를 연다. 재무 성과를 넘어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스토리 전략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울러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처 비상 계획) 마련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냉혹한 현 경영 현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중 갈등으로 기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해 "어떤 시나리오가 일어나도 최소한 생존하는 방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과거처럼 이익을 극대화해 효율성을 쫓는 것보다 안전을 택하는 것이 우선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칩4(Chip4) 동맹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관련 법안이나 정책이 최종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며 그에 맞는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주요 그룹 총수들의 해외 현장 경영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보름 동안 중남미와 유럽의 주요 사업장을 점검했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을 거쳐 미국을 방문,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IRA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시로 미국에 오가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구광모 회장은 이달 중 폴란드를 찾아 주요 사업을 챙길 예정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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