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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다 올렸는데…"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난감한 식품기업들
입력: 2022.09.29 14:45 / 수정: 2022.09.29 14:45

"원가 압박 해결되지 않은 상태…정부 대책 마련해야"

최근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더팩트 DB
최근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정부가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식품업계를 지목하며 주요 식품 제조업체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부분 정부 발표 이전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으며, 아직 가격을 못 올린 몇몇 기업은 난감한 상황에 마주했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 요인이 여전하다며 정부에서 인상 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라면업계에서는 농심이 지난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팔도는 다음 달 1일부터 라면 12종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오뚜기는 다음 달 10일부터 라면 제품 가격을 11.0% 올릴 예정이다.

제과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 유통하는 사또밥, 짱구 뽀빠이 등 과자 제품의 가격을 15.3% 올린다. 빙그레는 다음 달 중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꽃게랑 등 스낵 6종 가격을 각각 판매가 기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인상한다. 오리온도 이달 15일부터 '초코파이'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5.8% 인상했으며, 농심 역시 '새우깡' 등 주요 과자 가격을 이달 15일 평균 5.7% 올렸다.

배추 수급난을 이유로 김치 가격도 인상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11.0% 수준으로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가격은 3만8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인상됐다. 김치 판매 1위 업체인 대상도 내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고물가 속 정부는 식품사들을 모아 가격 인상 자제를 공식 요청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7일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6개 사 식품 제조 업체 임원진과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고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제품가 인상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9일 민생물가 점검회의에서 "식품 업계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지난 23일 제9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최근의 곡물 가격 안정세 등을 감안해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최소화 등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고환율과 고물가 속 치솟은 원재료 가격 등으로 업계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입장이다. /이선영 기자
식품업계에서는 고환율과 고물가 속 치솟은 원재료 가격 등으로 업계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입장이다. /이선영 기자

식품업계에서는 그간 '자율'을 강조하던 정부가 돌연 '통제'에 나서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미 대부분의 업체들은 가격을 올린 뒤이기 때문에 정부의 발표 시기가 다소 아쉬운 면이 있으며, 고환율과 고물가 속 치솟은 원재료 가격 등으로 업계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인상 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9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기준 배추 상등급 10㎏그물망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363원 내린 1만8705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월동일 평균 가격인 7645원과 비교해 2.4배 이상 오른 수치다. 지난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기업은 영리 집단이기 때문에 운영을 하려면 이익을 봐야 하는데 적자를 보면서까지 운영을 할 수는 없다"며 "여론이 안 좋아지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가격을 안 올리고 싶지만 원부자재 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올리고 있다. 가격 인상 폭과 인상 시기는 오랫동안 고심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몇 달에 걸쳐 정하는데 정부에서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 전부터 이미 가격 인상에 관해 논의해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은 시기적으로 아쉬운 면이 있다고 본다"면서 "원가 압박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 마련 없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기업은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다음 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식품 기업 등의 임원을 증인으로 부른다. 농식품부 국감에는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등 주요 식품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국감에서는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질의가 오갈 예정이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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