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버거 30주년 기념…다음 달 10일까지 한시 운영
"빅4 햄버거 브랜드 M&A 시장 매각 거론…틈새시장 노리는 마케팅"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불고기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9222'을 열었다. /익선동=이선영 기자 |
[더팩트ㅣ익선동=이선영 기자] "불고기 버거가 30주년을 맞이했잖아요. 롯데리아가 젊은 층에는 올드한 면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어서 저희의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고자 기획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 엄마 손을 잡고 방문하고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던 추억의 불고기 버거를 익선동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감성을 담은 팝업스토어로 새롭게 탄생시킨 거죠."
29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불고기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9222'(불고기 버거 출시일인 1992년부터 현재 2022년까지 30년을 의미) 기획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롯데GRS가 햄버거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트렌디한 공간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MZ세대와 기성세대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설명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운영하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1992년 불고기버거의 출시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미래를 경험,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취재진이 팝업스토어가 위치한 익선동 골목에 도착하자 한 눈에도 커다란 건물의 외관이 눈에 띄었다. '불고기랩 9222'는 과거, 현재, 미래를 분류해 A, B, C동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A동에서 성함과 휴대전화 뒷번호 4자리를 등록한 뒤 미래-현재-과거 순으로 관람하면 된다.
30년 후인 우주로 떠나는 몰입형 콘텐츠 체험존인 A동은 2052년 미래 우주에 위치한 롯데리아를 표현했으며, 타임캡슐, 무중력 체험, 스페이스 딜리버리 체험 등 미래 공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과 체험존이 마련돼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가 2052년에는 우주 정거장 1호점을 오픈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며 "이에 고객들은 '롯데리아가 진짜 우주까지 매장을 오픈할 수 있냐'며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를 표현한 B동에는 MZ세대 30명의 신진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작품 전시회를 열어 MZ세대의 감성을 저격하는 '트렌디'하고 '힙'한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 30년간의 불고기 버거의 역사를 전시한 C동에는 팝업 스토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덕인관 한우떡갈비버거(1만1000원) △2022 블랙타이거 불새(1만 원) △전주비빔라이스 불고기버거(7000원) △나만의 버거 만들기(1만 원) 등을 판매 중이다. A, B동은 예약 없이 출입할 수 있지만 C동에서 진행하는 한정 메뉴,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활동은 네이버 '불고기 랩 9222'를 검색 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 현장 관계자는 "주로 방문하는 고객 연령층은 20~30대"라며 "익선동에 위치하다 보니 어르신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가족이 함께 방문하기도 한다. 주말에는 티켓 수령처에서 고객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구경한 20대 A 씨는 "(A~C동 중) 미래를 표현한 A동에서의 체험이 가장 재미있었다"며 "무료 체험 공간인데 생각보다 우주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9222' 공간 중 지난 30년간의 불고기 버거의 역사를 전시한 C동에서 판매하는 덕인관 한우떡갈비버거(1만1000원). /익선동=이선영 기자 |
롯데GRS에 따르면 롯데리아의 불고기 버거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9억5000만 개이며, 올해 6월까지 10억 개를 돌파했다.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개별 매뉴로는 '부동의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인기 제품이다.
롯데리아는 올해 들어 불고기를 활용한 신메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청양 마요소스를 더한 '불고기 4DX'를 내놨고 6월에는 2004년 출시한 한우 불고기버거를 18년 만에 리뉴얼했다. 또한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 중 유일하게 한우 패티를 사용해 차별화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이어 올해 브랜드 광고 모델로 손흥민을 발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손흥민과 진행한 '지지 맙시다' 응원 메시지 캠페인 이후 불고기버거와 한우불고기버거 판매량이 20% 증가했다.
다만 최근 노브랜드버거, 쉐이크쉑 등 버거 프랜차이즈의 다양화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 원에서 2018년 2조8000억 원으로 커졌다. 올해에는 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빅4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매각이 거론되는 등 급변하는 버거 시장에서 롯데리아가 토종 브랜드를 강조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4 햄버거 브랜드들이 M&A 시장에 나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각이나 인수 이슈가 없는 롯데리아가 틈새시장을 노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함으로써 두각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