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카오證, 올해 2분기 적자 규모 각각 65억 원·131억 원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 이래 적자를 유지 중인 가운데 적자폭은 엇갈린 추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증권사 쌍두마차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출범 후 적자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키우기에 본격 팔을 걷었다. 실적면에서 엇갈린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각자 내세운 수익 전략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 "서학개미 고맙다"…적자 여전해도 웃는 쪽은 '토스증권'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출범 이래 지속적인 적자를 나타내고 있지만 적자폭은 엇갈린 추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토스증권의 적자 규모는 1분기 104억 원, 2분기에 65억 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의 적자폭은 올해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2분기 453억 원을 기록하고 3분기 107억 원을 나타냈다. 같은 해 4분기에는 150억 원으로 늘었지만 올해 2분기까지 65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토스증권은 최근 들어 회사 설립 1년 6개월만에 첫 월간 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면에서 스퍼트를 내고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 8월 말 기준 월간 순이익 2억400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후발주자로 올해 4월부터 MTS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45억 원의 당기순손실 기록 후 올해 1분기에 109억 원, 2분기에 131억 원으로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이다.
토스증권의 실적 성장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 고객의 이용 확대를 이뤄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6조2380억 원에서 2분기 9조4450억 원으로 51.41% 급증했다. 이에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도 36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대형 증권사인 KB증권(141억 원), 신한금융투자(112억 원)의 수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적자폭이 상승 추이를 보였던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토스증권은 각각 국내주식거래와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며 '무료 주식 나눠주기 이벤트' 등을 실시했다. 8월 말 기준 토스증권의 가입자는 44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30만 명 수준이다.
토스증권은 최근 리츠, 부동산ETF 등 거래 종목을 늘려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는 한편 소수점거래 시행 등으로 수수료 수익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달 7일 신용융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 사 제공 |
◆ 각자 다른 수익모델로 '수익성' 경쟁 시작…승자는?
토스증권은 최근 리츠, 부동산ETF 등 거래 종목을 늘려 서비스 증대에 나서는 한편 소수점거래 서비스 등을 더해 수수료 수익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올해 3월부터 진행 중인 '주식 모으기 서비스' 누적 이용자가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위탁매매 수익 키우기 고도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달 초 신용융자 서비스를 시작하며 수익성 키우기에 나섰다. 주식 신용거래 서비스는 주식을 살 때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매수 대금의 전체나 일부를 융자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 한도는 최대 20억 원에 달하는 규모를 제시했다. 담보 유지 비율은 140%이며 상환기간은 90일이다.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연 4.5%~8.5%로, 이는 지점이 없는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7.5~9.5%)보다 저렴해 업계 최저 수준이다.
다만,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융자에 따른 이자수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증권사로서 자기자본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신용공여를 늘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1680억 원이다.
토스증권의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면에서 카카오증권에 불리한 조건이다. 토스증권을 통해 거래가 가능한 미국 주식 종목수는 8월 말 기준 3578개로 전체 상장종목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증시 1만 개에 육박하는 종목을 대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MTS 서비스 시행 시기와 마케팅 방향성 등에 따라 실적 추이가 엇갈렸지만, 향후 단기간 흑자를 내기 위해선 두 회사 모두 자본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은 자본이 수익의 재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흑자 상태가 유지돼야 안정적인 외형성장이 가능하다"며 "키움증권의 선례와 같이 빠른 모객과 신용공여 확대를 통해 이자손익으로 판관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용공여는 자본의 100% 이내에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결국 자본 확대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스증권은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43억 원의 추가 이자수익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용공여금은 약 2000억 원, 자본은 약 9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이익 체력은 더 낮고 판관비는 더 많이 지출하기 때문에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