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새 대형 투자 단행…지난해 순이익 5300억 원 달해
주요 완성차 업계들이 러시아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철수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더팩트|최문정 기자]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탈 러시아 러시가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현대차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쉽사리 철수를 결정짓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을 완전히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임의청산 방식으로 모든 생산과 판매망을 철수할 예정이다.
또 다른 일본 업체 마쓰다도 러시아 사업 철수 방침을 발표했다. 마쓰다는 올해 3월 부품 조달 불가능 등을 이유로 현지 생산을 중단했다.
프랑스의 르노도 지난 5월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 자동차 호사 '아브토파즈' 지분 68%를 러시아 국영과학연구소(NAMI)에 단돈 2루블(약 48원)에 넘겼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속속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업체들이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이후 현지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보복을 강화하면서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 최근 열린 유엔총회에서 일본, 독일, 프랑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제동원령, 핵 사용 가능성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진출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와 모스크바에 공장을 운영 중인 기아도 사실상 지난 3월부터 개점휴업 상태다.
현대위아는 2019년 8월 러시아 엔진공장 건립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갔지만, 3월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 자산 규모는 7000억 원에 달한다.
옛 GM 공장을 인수해 작년 말부터 운영을 한 현대차나 공장 개·보수를 끝마친 기아 역시 공장 가동이 멈춘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1~2년 새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철수를 결정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37만7614대의 차량을 판매해 현지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그룹의 주요 시장인 점도 고려되고 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의 지난해 러시아 법인 연간 순이익은 5300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이 철수를 공식화할 경우, 함께 러시아에 진출한 협력사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배터리팩 공급사인 성우하이텍과 시트 납품사인 대원산웝 등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에서는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며 "주재원 등 인력을 포함한 변동 사항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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