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허가여부 긍정적 결과 나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
ODAC는 한미약품의 신약 '포지오티닙'이 환자에게 주는 현재의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9대 4로 표결했다. /한미약품 제공 |
[더팩트|문수연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y Drug Advisory Committee·ODAC)가 한미약품의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FDA 조건부 승인 여부에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바이오제약기업 스펙트럼은 23일 ODAC가 이전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이하NSCLC) 환자 치료에 대한 포지오티닙의 데이터를 검토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ODAC는 포지오티닙이 환자에게 주는 현재의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9대 4로 표결했다.
ODAC은 암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시판 및 임상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위원회이다. 위원회는 FDA에 적절한 권고안을 제시하지만, 이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제품 승인은 FDA가 최종 결정한다.
포지오티닙은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 및 전이성 'HER2 Exon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했으며, 지난해 12월 FDA에 신약시판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해 FDA가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자문위는 ODAC 회의에 앞서 공개한 자료를 통해 "(포지오티닙에 대한) 가속 승인이 이뤄진다면 지금까지 승인된 폐암 표적 치료제 중 가장 효과가 낮은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문위는 포지오티닙의 경우 전체 환자 대비 종양 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이 28%,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mDoR)이 5.1개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또 포지오티닙의 1일 1회 16㎎ 투약군 368명 중 3~4급 부작용이 85%, 투약 용량 감소가 5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FDA는 ODAC 권고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검토한 뒤 오는 11월 말 포지오티닙에 대한 최종 허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제공 |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는 11월 24일로 시판 허가 결정 시한이 정해진 FDA의 포지오티닙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한미약품은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다른 약물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라며 "충분히 예측·관리할 수 있고,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고 설명했다.
유용성 면에서도 "폐암은 다른 암종 대비 치사율이 대단히 높아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공돼야 한다"며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투약할 수 있고, 정맥주사(IV) 방식이 아닌 경구용 제제로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ODAC의 자문 내용이 FDA 승인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FDA는 ODAC 권고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검토한 뒤 오는 11월 말 최종 허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스펙트럼과 함께 ODAC에서 충분히 설명해 긍정적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펙트럼 톰 리가 사장은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가진,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폐암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ODAC의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PUDFA 기일인 11월 24일에 맞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우리의 옵션들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지오티닙의 FDA 승인 불발 우려에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2시 10분 기준 한미약품은 전날 대비 0.84% 하락한 23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