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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남양유업 법정공방 완승…홍원식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22.09.22 13:02 / 수정: 2022.09.22 14:12

홍원식 항소 예고…LKB앤파트너스 "재판부 판결 유감"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법정공방의 승기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돌아간 가운데 패소한 홍원식 남양유업은 회장은 결과에 불복해 항소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6월 21일 열린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에 참석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왼쪽)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임영무 기자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법정공방의 승기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돌아간 가운데 패소한 홍원식 남양유업은 회장은 결과에 불복해 항소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6월 21일 열린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에 참석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왼쪽)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임영무 기자

[더팩트|윤정원·이선영 기자]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법정공방의 승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돌아갔다. 다만 패소한 홍원식 남양유업은 회장은 결과에 불복,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다툼은 이날부로 종결되지 못하고 연장전에 들어가게 됐다.

◆ 5분 만에 마무리된 재판…한앤코 전부 승소

2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및 그 가족들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계약 이행) 소송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오전 9시경부터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관계자들, 남양유업 소액주주 등은 법정 문 앞에서 대기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취재 열기 역시 뜨거웠다. 취재진들은 법원 곳곳에 포진했다. 457호 법정 문이 열리자 다수의 사람들이 물밀 듯이 법정 안에 들어섰다. 금세 법정 안은 가득 찼고, 뒤쪽에 서서 선고 공판을 기다리는 참관인들도 30여 명 수준이었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재판부는 한앤컴퍼니 전부 승소의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결 발표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해부터 한앤코가 남양유업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2021년 8월 가처분 인용),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2021년 9월 가처분 인용), 남양유업-대유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올해 1월 가처분 인용)에서 모두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앤컴퍼니 측 법률대리인인 김유범 화유 변호사는 판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떠한 수단을 쓰더라도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그동안 가처분이 3번 있었고, 당시에도 한앤컴퍼니 측의 주장이 맞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이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재판부의 당연한 판결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 측 또한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 (홍 회장은)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 '백미당' 애정 때문일까…홍원식 회장, 항소 전망

다만, 홍원식 회장은 재판부의 결론에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 회장이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토로다. 한앤컴퍼니가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고 말하며 억지 주장을 펼쳤다는 견해다.

홍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는 "원고는 상호간 사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도 않았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재판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5월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저감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과장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임세준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5월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저감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과장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임세준 기자

시장에서는 홍 회장의 항소 예고가 '백미당'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보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인 백미당은 홍 회장의 부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이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상무)와 함께 총괄해 애착을 갖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홍범석 본부장은 지난해 5월 26일부터 백미당을 운영하는 남양유업 외식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6월 21일 열린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에서도 "백미당 분사와 홍 회장 일가에 대한 임원 예우가 주식매매계약 체결의 전제였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경영권과는 별개로 아내의 백미당은 넘길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미당은 현재 남양유업 외식사업부 내 4개 브랜드(백미당‧일치프라아니‧철그릴‧철화) 가운데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곳으로도 알려진다. 물론 외식사업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적자를 겪었으며, 그 전에도 수익이 크게 남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사업부 매출이 포함된 남양유업의 기타부문 매출은 △2018년 2514억9800만 원 △2019년 2431억2800만 원 △2020년 2220억1800만 원 등이다.

다만,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이 항소하더라도 결론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태도다. 김유범 변호사는 "남양유업이 많이 망가지고 있지 않나. 한앤컴퍼니 측은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재판만 빨리 진행해 달라고 했다. 남양에서 주장하고 입증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거부권을 행사한 적 없다"며 "항소심에 가서도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법정 싸움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경영권 인수 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나아가 장기간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 남양유업의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최근 들어 남양유업의 실적과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 199억 원을 기록하면서 2019년 3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불가리스 사태' 이후 실적 악화는 두드러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4월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작년 5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국민을 상대로 했던 사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악화하는 실적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급여로만 8억11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며 여론의 눈총을 샀다.

주가도 심상찮다. 이날 판결이 나오고 장중 남양유업은 전일(44만1000원) 대비 7%가량 빠진 41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주가는 올해 7월 1일에는 36만1000원까지도 고꾸라지며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garden@tf.co.kr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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