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발주 활발"
유가와 환율이 오르며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자산가치가 상승할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이달 필리핀에서 수주한 1조 9000억원 규모의 마닐라 도심 관통 철도 공사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최근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며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나 건설업계에는 오히려 해외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11억764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9532만달러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체결한 수주 계약액은 지난해의 6배에 달하는 9억6600만 달러다. 이어 업계는 태평양‧북미지역과 중동지역에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6%, 40%에 증가한 계약액을 기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계약액 역시 84억1089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성장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이달 필리핀 철도사업과 쿠웨이트 항만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두 해외수주의 계약액은 각각 13억3400만 달러(1조 9000억 원), 1억6000만 달러(2200억 원) 규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8000억 원 규모의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어 이달 15일에는 'SPIA 컨소시엄'을 구성해 필리핀 생글리 국제공항 개발 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의 영향이 줄고 업계의 시장 분위기가 풀리면서 해외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라 전망이 밝다"며 "특히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내에서 해외 수주 경쟁력이 높은 만큼 관련 준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토지 등 해외자산이나 외화로 치른 수주잔고가 많은 업체도 재무에 유리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로 계약을 체결하는 해외 수주잔고를 원화로 바꿔 매출 등 실적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해외 자산 역시 높은 환율이 적용되면 회계상 자산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보유한 외화환산이익은 1902억67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억1400만 원의 세 배 가량 늘었다. 실제 환산을 통해 이익을 실현한 외환차익도 지난해 상반기 1420억1300만 원에서 올해 2920억5400만 원으로 두배 수준으로 올랐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에서, 환율 영향으로 북미에서, 코로나 영향이 컸던 아시아지역의 경기회복에 따라 해외 전반적으로 발주가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또 달러로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라 환율이 오른 상황에서 공사대금을 치르거나 해외에 보유한 자산 비중이 클 경우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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