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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복구 노력에도 '책임론' 과제 남아
입력: 2022.09.17 00:00 / 수정: 2022.09.19 09:12

정부 피해 조사·내부직원 복구 과정 문제 제기…"누적된 부정 이미지가 터진 것"

지난 12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배수와 진흙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전기강판공장을 현장점검하고 복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지난 12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배수와 진흙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전기강판공장을 현장점검하고 복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포스코(POSCO)가 포항제철소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책임론'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최 회장이 앞서 두 차례 포항제철소를 직접 방문하고 복구를 진두지휘했지만, 복구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를 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알각에선 정권 교체시기마다 포스코 회장이 교체된 전례를 근거로 최 회장을 향한 외부의 사퇴 압박이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태풍 피해가 발생한 포항제철소에 두 차례 방문하며 피해현장을 살펴보고 복구 작업을 지휘했다. 최 회장은 태풍으로 제철소 가동이 중단된 지난 6일 오후 직접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냉천 주위 침수 지역을 우선 살피고 2열연공장과 변전실 등 피해시설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도 최 회장은 포항제철소 현장을 찾아 배수와 진흙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압련라인과 범람 지역 등을 집중 점검했으며, 스테인리스제강공장, 전기강판공장, 선재공장 등 3고로를 차례로 돌아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복구활동에도 직접 나섰다.

최 회장의 현장 방문과 진두지휘에도 정부와 여론의 시선은 밝지만은 않다. 우선 정부에서 직접 포스코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4일 "포항 철강 산업의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점을 중점적으로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풍피해 복구 과정에서도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나왔다. 처음 포항제철소 태풍 피해가 알려진 것은 2열연공장 화재였는데, 포스코는 당초 스테인리스스틸 2제강, 2열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2열연공장 전기실에서만 불이 났으며, 정전으로 인해 부생가스를 연소하지 못해 바깥으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처럼 보였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경북소방본부는 제철소 2열연공장 메인전기실 외에도 수전전기실, 대형변압기 등 4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포스코가 피해 사실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직원을 대상으로 태풍 피해복구 지원단을 모집했는데 '직원 개인·단체의 순수 자발적 지원 활동으로 별도의 OT(Over Time·초과근로시간), 봉사시간 실적 등이 없다'고 안내했다. 이를 두고 회사가 위기상황인 것은 맞지만 봉사시간조차 인정 못한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평이 쏟아졌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에 참가한 직원들이 추석 연휴 내내 퇴근을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 설비 관련해서는 안전수칙 없이 위험한 작업이 이어진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여론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최 회장의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태풍 피해 전부터도 최 회장의 사고 대처는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다.

지난 6월 포항제철소 여직원이 사내에서 성폭행,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최 회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김학동 부회장만 사과를 해 구설에 올랐다. 연임을 앞둔 작년 2월에는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 참석을 미루다 여론의 비판을 받은 뒤에어 출석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와 맞물려 회장이 교체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최 회장이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는 24년 6개월간 재임한 초대 박태준 회장을 제외하면 6년 이상 재임한 회장이 단 한명도 없다. 특히,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회장도 바뀌는 모습이 나타났다.

5대 유상부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한 달 만에 사퇴했으며. 6대 이구택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1년 만에 사퇴했다. 7대 정준양 회장은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1년 만에 물러났고, 권오준 8대 회장도 인수 비리, 사옥 헐값 매각 등 각종 의혹을 받다가 사임하기도 했다.

이번 태풍에 대한 피해가 시장의 예상보다 커질 경우 최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실제로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 외부에서 입김이 작용하는 것은 결국 조직 사기의 저하가 나타나며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태풍 피해 규모가 크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만큼, 당장은 제철소 원상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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