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진행했던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6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5% 이상 인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는데 평균 1억 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코로나를 이유로 영업시간까지 단축했음에도 파업에 나선다는 점에 여론은 싸늘하다. 이에 실제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하루 전면 파업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파업에 참여하는 시중은행,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도심에서 1만여명(집회신고 기준) 규모의 집회·행진 투쟁도 벌인다.

앞서 지난달 19일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노조의 파업 예고 이후 지금까지 금융노조와 사측(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은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인상률 5.2%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4%를 제시해 간극이 큰 상황이다. 이 밖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주 36시간제를 주장했는데, 한정 직군에 대해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 근무를 1년간 시범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참여율은 저조할 전망이다. 금융노조에는 전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등의 근로자 10만여명이 소속돼 있다. 하지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 행원들의 파업 참여 비중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노조는 사실상 불참이 예상된다.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전체 은행권 직원 수 대비 참가율은 약 15%, 4대 시중은행의 참가율은 약 2.8% 정도에 불과했다.

조합원의 낮은 관심도에는 따가운 시선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시중은행들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등은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겠다며 점포 운영을 1시간 단축했다. 은행들은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단축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금융 소비자들은 고금리 대출과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불편함을 감내하고 있다.

다만, 산은의 경우 현재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쳐 이번 파업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본점 부산이전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파업 이후에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오는 30일 2차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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