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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장 늘린다'는 이케아, 역성장 반전 카드 될까
입력: 2022.09.16 00:00 / 수정: 2022.09.16 00:00

"가성비 높은 북유럽 스타일 경쟁력으로 내세워야"

국내 가구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이케아 코리아가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선영 기자
국내 가구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이케아 코리아가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가구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이케아 코리아(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케아는 최근 시범 운영했던 도심형 중소 규모 매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신규 출점에도 차질이 생겼으나 내년 경영 전략으로 수도권과 부산 외 지역으로의 사업 거점 확장을 선언했다. 이케아가 역성장의 반전 카드로 내세운 외형 확장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성비' 이케아, '프리미엄' 전략에 밀렸나…도심형 중소 매장 소비자 호응 못 얻어

이케아는 2014년 1호점인 광명점을 열어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케아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대형 매장인 이케아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 자체가 줄어든 게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자체 분석했지만 일각에서는 '가성비' 이미지로 성장했던 이케아가 현재 가구 시장에서 자리 잡은 '프리미엄' 전략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트렌드로 고가의 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국내 가구업체들은 프리미엄 라인을 늘리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패스트 퍼니처(가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1∼2년 정도 짧게 사용한 후 부담 없이 처분)의 대표적인 브랜드이고 이케아가 들어왔을 때 국내 기업들의 타격보다는 가구 거리의 비 브랜드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컸다"며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3만 달러를 넘어갈 때 가구 시장이 브랜드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인테리어에 관심이 늘면서 보복 소비나 집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케아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액은 6186억 원으로 전년 매출인 6836억 원과 비교해 10%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매장 방문객(온라인 포함)은 6682만 명으로 1년 전 7000만 명과 비교해 5%가량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이케아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다. 이케아는 2021 회계연도까지 매년 성장을 이어왔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에는 6634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6836억 원) 신장률은 3.4%로 한국 진출 7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을 보였다.

또한 이케아가 국내에서 새롭게 선보인 도심형 중소 매장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케아는 2020년 4월 국내 첫 도심형 접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선보였고, 같은 해 8월에는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신도림'을 열고 시범 운영했으나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케아 계룡점 출점 계획도 쇼핑몰 개발사업 파트너사의 계약 미이행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케아는 결국 공동개발 합의서를 해지했고, 조건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를 반환했다.

당초 이케아는 2020년까지 5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이케아 매장은 고양·광명·기흥·동부산점 등 총 4개다. 광주에서는 팝업 형태로 이케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동구, 대구에 각각 2024년 하반기,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점포 출점을 계획 중이다. 큰 매장 형태가 아니더라도 소규모로 운영해나가며 점포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가운데)가 14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2022 회계연도 성과와 2023 회계연도 비즈니스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가운데)가 14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2022 회계연도 성과와 2023 회계연도 비즈니스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요한손 대표 "수익에 중점 두는 브랜드 아냐"…업계 "기존 정체성 살려야"

다만 이케아는 국내 매장 확대 자금을 이케아 코리아를 운영하는 잉카 그룹에서 조달받고 있으며 수익에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의 매장 확대는 글로벌에서의 자금 조달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신규 진입한 시장 같은 경우 오픈해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케아는 수익에 중점을 두는 브랜드가 아니며 수익을 이용해 우리의 사업에 재투자하고 이케아 재단을 통해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한손 대표는 "이케아 동부산 매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직후에 오픈을 했고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케아코리아뿐만 아니라 이케아글로벌 이사회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기존에 가진 정체성에서 벗어난 도시형 중소 규모 매장을 오픈하면서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우리나라 규모에서는 4개~5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예상했다"며 "업계에서는 그 이상은 카니발레이제이션(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생겨 매출이 더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케아가 온라인 강화와 도시형 중소 매장을 내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는데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잘 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케아는 80년 이상 오프라인 매장 경영을 한 회사이기 대문에 체질과 문화를 바꾸기 어렵고, 오프라인 체질인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실패를 경험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면서 "외곽의 넓은 땅에 편리한 주차 시설을 가진 것이 이케아의 정체성인데 도심형 중소 매장이라는 경쟁력이 없는 시장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역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매장 확대가 지연되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케아는 '옴니'(라틴어로 '모든 것'이라는 의미) 채널 경험을 제공하는 몇 안되는 회사로 1~2인 가구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봐야 한다"며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성장을 했는데 최근 스튜디오 등 신규 사업에 지나친 투자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것 같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증강현실로 가구를 배치해보는 미래적인 서비스를 구현한 회사인 만큼 북유럽 스타일의 '가성비' 높은 가구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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