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바닥 탐색 구간…중장기적 상승 여력은 있어"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추석 명절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전일보다 0.71%(400원) 하락한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루한 '5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5만 원대를 뜻하는 은어)에 머물던 중 지난 8일 장중 52주 최저가를 뚫으며 주가가 미끄러졌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투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추석 명절 연휴 이후 주가 향방에 시선이 모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추석 명절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전일보다 0.71%(400원) 하락한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삼성전자는 장 막판에 5만5600원까지 주가가 밀려 지난 7월 4일 기록한 장중 52주 최저가(5만5700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약세는 장중 외인이 3000억 원대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다.
최근 이어진 삼성전자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주도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5189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또한 5007억 원을 팔아치우며 하락 폭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9924억 원을 사들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개인들은 지난 6월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에 머물자 6월 17일부터 7월 14일(종가 기준)까지 약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 1조21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추가 주가 낙폭 확대를 막아냈다.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더해 원·달러 환율의 기록적 강세가 더해져 주가가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9조1000억 원(전분기 대비 3% 상승), 영업이익 12조7000억 원(전분기대비 10% 하락)으로 시장컨센서스 영업이익 13조6000억 원을 하회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반도체 부문의 수요 약세로 출하량과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 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스마트폰, TV 출하량 목표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생산 원가는 상승하고 있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소비여력은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세트 부문의 수요 부진과 출하량 감소로 원가를 통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내년에도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는 부품 사업부의 매출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다. 문제는 높아진 재고 수준이며 이를 통제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가 될 것이다. 내년 실적은 매출액 301조8000억 원(전년 대비 3% 하락), 영업이익 37조8000억 원(전년 대비 27% 하락)으로 시장 기대치 영업이익 50조1000억 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더해 원·달러 환율의 기록적 강세가 더해져 주가가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팩트 DB |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약세 예상에 따라 적극적인 매수보다 바닥을 탐색하는 구간으로 삼을 것을 추천했다.
남 연구원은 "업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므로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당분간 바닥을 탐색하는 투자가 적절할 것이다. 다만 상대적인 측면에서 테크 업종 내에서 삼성전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장기적 주가 전망은 나쁘지 않은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수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규제로 반도체산업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잠재적 경쟁자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 정책으로 한국 반도체산업의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향후 비메모리 부문과 M&A 관련 이슈가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남 연구원은 "업황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성장을 기대하는 시각에는 크게 비메모리 부문과 M&A가 있다. 비메모리 부문은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과 그 성과를 지켜봐야 하겠으나 올해 2분기 말 3nm GAA 양산을 시작으로 TSMC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M&A는 어떤 업체를 합리적인 가격에 할 것이냐가 관건일 것인데 현재 사업부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이라면 주주의 이익과 사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