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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유럽행…추석 연휴 맞은 다른 총수들은 어디로?
입력: 2022.09.09 00:00 / 수정: 2022.09.09 00:00

재계 총수 대부분 국내 머물며 '경영 구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영국을 방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영국을 방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재계가 한동안 휴식기에 들어간다. 기업 총수들 역시 대부분 국내에 머무르며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한 사업 전략 구상 등 머릿속은 복잡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에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연휴 기간에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아 15일까지 여유가 생겼다. 행선지는 영국 등 유럽으로,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말 "이재용 부회장이 추석에 임박해 구라파(유럽) 쪽에 출장을 가 부산엑스포 유치 작업을 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 등 주요 기업이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점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원 사격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삼성이 참여하고 있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는 지난 7일 유치계획서 제출을 기점으로 기업 홍보 캠페인을 확대하는 동시에 최고위층 유치 활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 외 삼성 경영진은 최근 라오스, 스페인, 스웨덴, 피지, 필리핀, 동티모르, 네팔, 캄보디아, 파나마, 베트남, 남아공 등 해외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사면 복권 후 국내에서 보인 이재용 부회장의 발 빠른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이번 유럽 출장을 계기로 글로벌 현장 경영 또한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에서 지난달 19일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하며 경영 행보를 시작한 이후 같은 달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26일 수원 사업장, 30일 삼성SDS 잠실 캠퍼스 등을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과 관련해 인수합병(M&A) 추진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재계에서는 영국 팹리스 기업 ARM 인수가 거론되는 중이다. 앞서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1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 현장에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맥이 끊긴 M&A에 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광범위하게 보고 있고 많은 진척이 있었다"며 "업종과 회사를 밝히진 못하지만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다른 기업 총수들은 국내에서 경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다른 기업 총수들은 국내에서 경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다른 기업 총수들은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무르며 재충전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주요 사업 회사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미래 사업 구상에 매진할 전망이다. 특히 추석 직후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과 관련해 인적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면서 사실상 빈틈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더구나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어 당분간 휴식기를 가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태원 회장은 이달 중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다. 오사카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를 제치고 2025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오사카엑스포 관계자와 만나 엑스포 선정, 준비 과정을 청취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유치 지원 활동을 보다 확대해 가능하면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오는 20일 열리는 사회적 가치 플랫폼 '소셜밸류커넥트(SOVAC)'의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다음 달 CEO 세미나를 앞두고 경영 화두 등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열린 이천포럼에서 CEO들에게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이해 관계자와의 신뢰와 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일정이 파악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찬가지로 주요 현안을 챙기고, 부산엑스포 유치 교섭 활동과 관련해 일정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배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2주간 미국에서 머물다 지난 3일 귀국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국내에 머물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임직원들에게도 연휴 동안 충분한 휴식을 가질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도 다음 달 중 사업장 점검과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차 해외 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예상 출장지로는 폴란드가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일정에 여유가 생기면 현장을 살피는 것이 일상화됐지만, 올해 추석 연휴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석 이후 일정이 빡빡해 연휴 기간엔 공개 행보가 없을 듯"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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