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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회사를 소개합니다"…인력 빠지는 삼성중공업 내부 '부글부글'
입력: 2022.09.07 15:00 / 수정: 2022.09.07 16:05

삼성重 인사 정책 두고 불만 이어져…회사 측 "조선업황 나빠 불가피"

삼성중공업이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가 인력을 가로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처우 개선 없이 외부 업체들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중공업이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가 인력을 가로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처우 개선 없이 외부 업체들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 업계 전반으로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내부에서 인사 정책을 두고 임직원들의 볼멘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업황이 개선됐음에도 임금 동결을 유지하고, 유출된 인력에 대한 보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처우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사 3곳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을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진행했다며 신고했다. 현대중공업그룹 3사가 통상 보수 이상의 과다 이익을 제공하며 인력을 유인했다는 게 신고 기업 측 주장이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중공업 내 다수 인력이 이직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대표 명의의 회사 공문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해당 메일에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 삼성중공업 출신 경력 입사자가 다수 있었다. 이번 7월 CPO 경력공고에서 삼성중공업에 재직 중인 지원자들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인력 유출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회사 측의 처우 개선 의지를 문제삼으며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중공업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중공업 인사팀이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니어 리더십 인사담당 간담회'에서 내년 인력 유출에 따른 과부화와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해 묻자 '올해 80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유출인력은 300명이 넘는데 80명만 뽑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단순히) 300명이 나갔으니 300명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줄이고 스마트하게 해 나갈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나가려는 사람의 연봉을 더 줘서 잡은 사람이 있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다. 파트장 선에서 내년 고과와 인센티브 약속 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실상 회사는 내부 직원을 잡을 생각은 않고, 옮겨간 기업들에만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것이랑 다를바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부서별로 활동비도 줄이고, 믹스커피조차 사비로 사먹고 있으며, 법인차량 이용도 통제해 꼭 필요할 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면서 "수주가 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지금도 제대로 된 연봉 인상이나 처우개선 얘기는 없다"고 지적했다.

제자리걸음 중인 임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삼성중공업의 임금은 약 10여년 째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기본급인상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0.5%, 2014년 0.76%, 2015년 0.5% 상승했으며, 이마저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동결됐다. 2019년 잠시 1.0% 올랐지만 2020년에는 다시 기본급이 동결됐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 삼성중공업 직원이 회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이직자 많다며 공문을 보내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진행하고, 연차 보상 등 처우개선에 관심이 없는 삼성중공업을 비판했다. /독자 제보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 삼성중공업 직원이 회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이직자 많다며 공문을 보내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진행하고, 연차 보상 등 처우개선에 관심이 없는 삼성중공업을 비판했다. /독자 제보

실제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에서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거제에 포로수용소가 있듯 삼성의 포로수용소는 거제에 있습니다"라며 "프라이드 가지며 입사했지만 계속되는 가스라이팅에 직원들 사기는 바닥이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많이 이직했다고 공문을 보내고, 동종업계에서 높지도 않은 연봉 조금 더 준다고 이직한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추악한 짓"이라며 "CEO는 퇴직자들에게 '배신자'라고 하며 후회하도록 해주겠다고 하지만, 남아있는 직원들에게는 실망만 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전반의 불황으로 조 단위의 적자가 지속돼 직원 사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며, 정기적으로 인력 보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1만4000여 명의 직원을 1만 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조 단위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부서 활동비 등 간접경비에 대한 절감은 당연한 것"이라며 "직원들 급여 역시 조선산업 자체가 어렵고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이 만족할 만큼 현실적으로 올릴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인재 채용과 관련해서는 "직접 드러내놓고 하진 않았지만 연단위 공채는 지속해왔다"면서 "지난해부터 일감 수주 현황이 개선되면서 물량을 많이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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