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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레시피가 제품이 된다'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디슈머 마케팅
입력: 2022.09.07 00:14 / 수정: 2022.09.07 00:14

"소비자 통해 검증된 레시피…좋은 반응 얻을 수 있어"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모디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식품업계 중에서도 특히 라면 업계인 오뚜기, 농심, 팔도 등이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선영 기자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모디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식품업계 중에서도 특히 라면 업계인 오뚜기, 농심, 팔도 등이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모디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로,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1인 가구 등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한 전문 소비자의 등장으로 모디슈머 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식품업계 중에서도 특히 라면 업계인 오뚜기, 농심, 팔도 등이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진라면'의 확장 제품인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오뚜기에 따르면 SNS상에서 컵라면으로 만든 볶음밥 레시피가 화제가 됐고 이를 활용한 간편식 제품이 만들어졌다. 농심도 지난달 김과 통깨를 넣은 '라면왕김통깨'를 출시했으며, 해당 제품은 라면을 고소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팔도비빔면은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로 제품 중량을 늘렸다. 일부 소비자들은 팔도비빔면 1개는 양은 적고 2개는 많다며 대용량 제품 출시를 원했다. 지난해 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도 "(팔도비빔면) 하나로는 뭔가 부족하고 1.5배(로 중량을 늘린 제품을) 좀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팔도는 지난 1월 중량이 1.2배 늘어난 '팔도비빔면 컵 1.2'를 출시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진라면의 확장 제품인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지난달 '진라면'의 확장 제품인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오뚜기 제공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너볶이(너구리+떡볶이), 오파게티(오징어짬뽕+짜파게티) 등 라면을 이용한 음식이 SNS상에 공유되면서 모디슈머의 활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짜파구리는 지난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가수 윤민수의 아들인 윤후 군이 짜파구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이 따라해 전국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모디슈머의 영향으로 농심 짜파게티는 2013년 상반기 725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라면 브랜드인 '불닭 볶음면' 역시 모디슈머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2년 4월 첫 출시 당시 '너무 매워 사람이 먹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모디슈머들은 스트링 치즈, 계란, 참치 등을 추가해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했다. 삼양식품은 모디슈머들의 다양한 레시피 중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추가하면 맛있다는 소비자 레시피를 제품으로 만들었다. 2017년 12월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이후 3개월간 3600만 개가 판매됐다. 2018년 5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으며 이제는 불닭브랜드 대표 제품이 됐다.

모디슈머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 '혼술' 등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레 확산세를 보였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콕족'이 늘면서 SNS 이용자 사이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를 올리며 소통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로 여겨지기도 했다.

모디슈머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 혼술 등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레 확산세를 보였다. /인스타그램 캡쳐
모디슈머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 '혼술' 등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레 확산세를 보였다. /인스타그램 캡쳐

식품 기업들도 모디슈머의 활약을 반기고 있다. 기업들은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활용해 제품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신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등의 모디슈머 레시피는 소비자들이 직접 개발해 즐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제품보다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고 관련 이슈가 빠르게 전파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라면이 기존에 가진 전통적인 장점(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에 '재미'라는 요소가 추가됐다고 보고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낸 맛의 조합을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 모디슈머 마케팅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만의 개성으로 다양한 라면을 섞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마케팅을 통해 고객 소통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뚜기 관계자도 "모디슈머에서 프로슈머(앨빈 토플러 등 미래 학자들이 예견한 기업의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말)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의견이 제품 출시로까지 반영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을 통해 검증된 레시피의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도 (모디슈머 마케팅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전문 소비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모디슈머 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추종 소비 유형이 아닌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하다"며 "100인 100색의 개성을 가진 MZ세대가 명품 시장에서도 주력 소비자로 활약하고 있듯이 (이와 같은 현상은) 세련된 전문 소비자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레시피가 새로운 유행이 되는 모디슈머의 등장을 이제 트렌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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