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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폰 2번호 시대' 본격 개막…통신3사 수익성 확보 '고심'
입력: 2022.08.29 13:23 / 수정: 2022.08.29 13:23

9월 1일부터 e심 상용화...부가서비스형 요금제 출시 전망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소형 보안 강화 eSIM을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소형 보안 강화 eSIM을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더팩트|최문정 기자]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도 e심(eSIM) 서비스 시대가 열린다. 기존의 유심(USIM)과 함께 사용하면 휴대전화 한 대로 최대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e심 도입에 앞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막바지 점검에 나서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오는 9월 1일부터 e심을 상용화한다.

e심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심(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모든 가입 정보를 저장하는 일종의 신분증이다.

기존의 유심은 모든 가입 정보가 손톱만 한 카드에 입력돼 있어 휴대전화에 이를 삽입하고 전원을 껐다 켜면 개통이 완료된다. 그러나 e심은 휴대전화 제조 단계부터 칩셋 형태로 기기에 탑재돼 별도로 카드를 삽입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 자체로는 아무 정보도 담고 있지 않아 QR코드 등을 활용해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e심에 다운로드해야 개통이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지난 8일 기자설명회에서 e심을 이용한 듀얼넘버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지난 8일 기자설명회에서 e심을 이용한 듀얼넘버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e심을 사용할 경우, 한 대의 단말기로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 개인용과 업무용 번호를 보다 손쉽게 분리할 수 있다. 각각 다른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회선마다 통신사를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전화 서비스는 통신3사의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데이터 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의 것을 사용할 수도 있다.

e심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일본 등 69개국에서 e심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5억 개 이상, 2025년에는 24억 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e심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26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모델에 처음으로 e심 칩셋을 도입하면서 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애플의 경우, 지난 2018년 출시한 '아이폰XS' 모델부터 e심을 지원했다.

통신3사는 e심 도입을 앞두고 표정 관리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e심 도입이 이동전화 가입 회선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수익성 하락 역시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0명당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37.5명이다. 이미 무선 전화 서비스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를 넘어설 만큼 포화상태임을 의미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이미 시장 포화상태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며 "최근 알뜰폰(MVNO) 등 저가형 통신서비스도 활성화되며 가입자 증가율 둔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는 e심이 상용화될 경우 △알뜰폰 이탈률 증가 △유통점 개통 수수료 감소 △해외 로밍 서비스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KT가 하나의 폰에서 2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오는 9월 1일 출시한다. /KT 제공
KT가 하나의 폰에서 2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오는 9월 1일 출시한다. /KT 제공

통신업계는 부가서비스 형태로 가격 부담을 낮춘 e심 요금제를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첫 주자는 KT다. KT는 다음 달 1일 '듀얼번호' 서비스를 출시하며 e심 시대에 대응한다. 듀얼 넘버는 월 8800원에 번호 1개와 1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KT의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KT 관계자는 "하나의 폰에 2개의 번호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구는 꾸준히 있어왔다"며 "듀얼 넘버 서비스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나인 '부캐'를 중시하는 MZ세대 고객 등에서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e심 서비스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 상용화를 앞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귀띔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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