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기 수원사업장 찾아 MZ세대 직원들과 소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진행된 MZ세대 직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한 직원의 '셀카(셀프 카메라)'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최문정·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무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경제계는 여전히 크고 작은 이슈로 뜨거운 한 주를 보냈습니다. 먼저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격 행보가 또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서비스와 관련해 처음으로 경영진이 아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에게서 직접 보고를 받은 데 이어 '갤럭시Z플립'으로 '셀카'까지 찍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지난 2020년 5대 1 주식분할을 단행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주식분할을 해 조명을 받았습니다. 지난 25일부터 24일 종가의 3분의 1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한 것인데요. 당장의 액면 분할 효과는 미미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운 상황입니다.
유통업계에는 트렌비와 캐치패션의 진흙탕 싸움이 화제였습니다. 캐치패션이 박경훈 트렌비 대표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크롤링·허위광고 등 부정행위와 관련해 고발한 건이 불송치, 무혐의 처분을 받자 추가 증거를 확보한 후 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한 주간 경제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 "같이 셀카 찍어요"…'삼성 인싸'된 이재용, 연일 파격 소통 행보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야기인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연일 파격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6일 경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임직원들을 만났는데요. 특히 MZ세대 직원들로부터 마이크로 LED, 네오 QLED, QD OLED TV,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개발 중인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해 보고를 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략 제품·서비스와 관련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에게서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재계에서는 파격의 소통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MZ세대 직원들과 만남을 가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업 내부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 구성원들의 눈높이에 맞게 기업 문화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MZ세대 임직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한 간담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제품·서비스 개발,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직군의 MZ세대 직원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관심사와 관련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를 포함해 조직문화 혁신,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등 쓴소리가 담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한 직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여름휴가' 질문에 "사실 저는 오늘 휴가다. 친구들은 이미 양양으로 먼저 떠났고, 저는 부회장님 만나고 가야 한다.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다시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는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냈다. 평생 처음 어머니(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랑 5박 6일간 단둘이 휴가를 보냈다"고 설명하는 등 격의 없는 소통이 이뤄졌습니다.
또 다른 직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서원들에게 영상편지를 써달라"고 말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흔쾌히 승낙하며 해당 직원 휴대전화에 "여러분들 반가워요. 다 직접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동영상이라도 반갑다. 다들 사업도 열심히 해야 되고, 최고 중요한 게 건강과 행복이다"고 메시지를 남기도 했는데요. 이외에도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을 때는 직원이 '갤럭시Z플립'을 꺼내자 이재용 부회장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폴더블폰이 90도로 꺾이는 포즈를 함께 취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 때문일지 몰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방문하는 곳곳에서 진정성이 묻어나는 환영의 박수와 환호가 상당했다고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직원 페이스북 캡처 |
-이재용 부회장의 애칭이 '재드래곤' 맞나요.
-복수의 삼성 직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에서 "지드래곤보다 인기 많은 재드래곤"이라 하더군요. 이는 이재용 부회장 이름의 끝 글자인 '용'을 영어로 바꾼 '재드래곤'이라고 합니다. 이니셜인 'JY'는 윗세대, '재드래곤'은 아래세대(MZ세대)가 주로 말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애칭이랍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두 차례 임직원과의 만남을 갖기도 했죠?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직후인 지난 19일 기흥캠퍼스를 방문했는데요. 여기에서는 한 직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이재용 부회장이 오히려 영상통화를 제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을 찾아 임직원 간담회에서 소통한 뒤,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한 아이에게 "엄마 어느 회사 다니시니?"라고 묻자, 이 아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이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어린이집 현황과 육아 휴직 등을 묻고, 보육 교사에게 격려 인사를 건넸죠.
-그렇군요. 그동안 감춰온 '인싸(인사이더에서 파생된 말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 참여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력'을 뽐내는 것 같네요. 이재용 부회장이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은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려는 노력이겠죠?
-맞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 돌아와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내부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게 이재용 부회장의 생각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취업제한이 풀리기 전부터 임직원과의 만남을 갖고 싶었으나, 경영 활동으로 비칠 수 있어 그동안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은 다른 사업장도 순차 방문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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