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공시가 22일 시작된다. 금리 인상 기조 속 '이자 장사' 비판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은행권은 서둘러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이날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시된다.
예대금리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그동안 은행권은 매 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시해왔으며,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최신 금리 정보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명한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개선안에 따르면 공시 주기는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되며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이 잔액에서 전월 신규 취급액으로 바뀐다. 대출금리는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간을 나눠 총 9단계로 공시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의 은행별 평균 대출 금리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막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미 은행권은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만기 12개월 정기예금 기준으로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최고 연 3.40%의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 연 3.20%,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16%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5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 올렸다.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로, 세이프박스는 연 2.00%로 금리를 각각 0.60%포인트, 0.80%포인트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플러스박스 금리를 연 2.1%로 0.80%포인트 높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예대금리차공실 인해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의식할 수 밖에 없다"며 "금융소비자들은 단순히 평균 예대금리차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점수별 대출금리를 보고 은행이 과도하게 금리를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적금 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신 금리를 인상하면 조달 비용이 늘면서 대출 금리가 오르게 된다"며 "오히려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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