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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3' 현대차, 갈 길 바쁜데…美 EV 보조금 으름장에 고심
입력: 2022.08.18 13:05 / 수정: 2022.08.19 14:36

바이든 '인플레 감축법'에 사라지는 보조금…업계 "성장세 꺾일까 우려" 

미국 정부의 IRA 법안 발의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미국 현지시장에서 세액공제 헤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정부의 IRA 법안 발의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미국 현지시장에서 세액공제 헤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대차그룹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12년 만에 글로벌 완성차 시장 '빅3' 대열에 합류한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의 성장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당장 이달부터 IRA 법안이 발효되면서 미국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한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987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발 빠른 전동화 전략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1~7월) 미국 현지에서 각각 1만8328대, 2만115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현대차는 판매량이 69%, 기아는 142% 늘었다. 시장 내 평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은 '미안해요 일론 머스크.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현황을 분석하면서 "현재 업계에서 가장 핫하며, 전기차다운 전기차는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들고 있다"고 호평했다.

같은 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자동차 전문 매체 켈리블루북의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나타낸 트위터 게시물에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는 댓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전동화 전략이 순항하면서 현대차의 실적도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해 2분기 현대차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2조9798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2분기(2조872억 원) 이후 8년 만이다.

그러나 당장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에서 빠지면서 하반기 성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데뷔무대를 가진 현대차의 '아이오닉 6', 내년 출시를 앞둔 기아의 'EV9' 등 현대차그룹의 신형 전기차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연간 30만 대 규모의 미국 조자아주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연간 30만 대 규모의 미국 조자아주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할 연간 30만 대 규모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공장은 오는 2025년 상반기에야 가동이 점쳐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지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마저도 노조와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외교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자국 기업 우선주의, 무역 갈등을 비롯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 여파로 우리나라 기업들에 불똥이 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한국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로 현지시장에서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수년째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당시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되는 일부 모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CATL 배터리를 적용했지만, 현지 불매 운동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점유율은 뒷걸음질 쳤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완화법으로 본 미국의 전기차산업 육성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과 정부는 미국 인플레 완화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 보완을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기술, 자본, 제판 협력 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미국 기업의 전략과 산업 동향을 분석해 세부적인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결정을 두고 우리나라 민간 기업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마다 전동화 전환에 총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그 여파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IRA 통과로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가 현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그룹 주가는 이틀째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18일 낮 12시 50분 기준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4000원(2.11%) 내린 주당 1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기아는 1800원(2.29%) 내린 주당 7만6900원, 현대모비스는 6000원(2.76%) 하락한 주당 21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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