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는 원종익 코리안리 회장과 원종규(왼쪽) 코리안리 사장의 상반기 보수가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안리 제공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재보험사 코리안리를 이끄는 원종규 사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가 10억 원으로 보험권에서 4위를 기록함에 따라 코리안리에 이목이 쏠린다. 코리안리는 우리나라 유일 재보험 회사로 고 원혁희 회장 일가가 지분 19% 이상을 갖고 지배하는 기업이다.

17일 코리안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종규 대표이사 사장은 기본급 등 급여 5억3100만 원과 상여 4억8000만 원 등 상반기에 총 10억1154만 원을 받았다.

이는 보험권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보험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CEO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로 20억3500만 원을 수령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15억46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뤄젠룽 동양생명 전 대표이사 사장(10억3200원)이다. 이외 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는 8억3500만 원을 받아 5위에 올랐다.

원 대표의 보수는 코리안리의 상반기 순이익이 670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4.3% 감소한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코리안리는 지난 122일 상반기 별도기준 실적은 매출액 4조5864억 원, 영업이익 882억 원, 당기순이익 670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매출액은 전년 동기(4조1683억 원)보다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538억 원, 1203억 원)에 견줘 각각 42.6%, 44.3% 줄었다.

코리안리의 매출액은 5년 사이 최대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1000억 원대 아래로 내려가면서 5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리안리는 높은 당기 순이익을 바탕으로 많은 배당금을 지급해 배당성향(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돈의 비율)이 30%를 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올해 1월에는 주당 525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총 배당금 지급규모는 537억 원이었다. 덕분에 대주주들은 지갑을 두둑히 불렸다.

코리안리는 1963년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출범한 기업이다. 1998년 고(故) 원혁희 전 풍림산업 사장이 대주주가 됐고 2002년 회사명을 코리안리재보험으로 바꾸었다.고 원 회장은 1957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전무를 지냈고 1974년 풍림산업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1998년 2월에는 대한재보험의 지분 10.15%를 장내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2002년 6월 코리안리재보험으로 사명을 바꾸고, 코리안리 명예회장, 이사회 의장직을 지냈다.

현재 최대 주주는 고 원 회장의 부인인 장인순씨로 지분 5.72%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은 6월 말 현재 19.23%다. 원 회장의 삼남 원종규 대표이사가 4.35%, 장남 원종익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 3.52%, 장녀 원종인씨 1.81%, 차녀 원계영씨 1.5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차남 원영씨 지분은 없다. 비상근 임원인 이필규 상무가 2.25%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외 5% 이상 주주로는 국민연금(7.02%), 노르웨이 국적의 뮤추얼펀드인 스카겐 에이에스(6.40%), 신영증권(5.83%)이다. 우리사주 조합은 0.32%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는 총 발행주식의 38.73%를 보유하고 있다.

장인순씨는 2016년 3월 유명을 달리한 원 회장의 지분을 상속해 최대 주주가 됐다.

원종규 사장은 지난 2013년 4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그전에는 박종원 전 재정경제원 공보관이 1998년부터 2013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을 맡았다, 원종익 회장은 부친이 다닌 대림산업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0년 코리안리에 입사했으나 기술보험 인수심사·손해사정 자문 등을 담당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3월 원종익 당시 상근고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원종익 회장은 2010년 부터 상근고문직을 맡아왔다.

차남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두 딸 역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