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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이중근 회장,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 제외된 까닭은
입력: 2022.08.17 10:00 / 수정: 2022.08.17 10:06

부영 "드릴 말씀 없다" 일축

80대 고령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 대상자에서 빠진 가운데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이중근 회장이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모습. /장병문 기자
80대 고령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 대상자에서 빠진 가운데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이중근 회장이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모습. /장병문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82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된 재계 인물들은 국민들로부터 사면에 대한 높은 지지를 받은 데 반해 이중근 회장은 횡령·배임과 부실공사 등으로 질타를 받으며 사면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2일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이달 15일 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이번 특별사면에는 정치인들은 배제된 반면 경제인들은 대거 포함됐다.

지난달 29일부로 형기가 종료된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사면에서 복권되면서 취업제한이 풀렸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됐다. 반면 함께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이중근 회장 등은 고배를 마셨다.

박찬구 회장은 배임 혐의로 지난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박 회장은 현재 법무부와 취업 제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1심에서는 패했으나, 2심에서는 승소한 상태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2018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 받았다. 같은해 2월 구속된 이 회장은 20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161일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가석방 출소했다. 올해 3월 형기는 만료됐다. 하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5년 규정에 따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중근 회장이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그와 부영이 부정적 이미지를 안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부영은 임대아파트 사업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부실공사 문제와 임대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전환가격을 높였다는 의혹은 끊이질 않는다. 지난 2018년 부실시공 적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이래 '부실시공'이라는 단어는 부영의 꼬리표가 됐다,

최근까지 여수 웅천 부영 2·3차 아파트 입주민들은 부실공사와 분양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앞서 여수 웅천 부영 1차 주민들 역시 부영주택이 책정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웅천 부영1차 입주민 제공
최근까지 여수 웅천 부영 2·3차 아파트 입주민들은 부실공사와 분양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앞서 여수 웅천 부영 1차 주민들 역시 부영주택이 책정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웅천 부영1차 입주민 제공

전라남도 여수시의 경우 부영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대표 지역이다. 가장 최근까지는 여수 웅천 부영 2·3차 아파트에서 잡음이 일었다. 입주민들은 아파트 타일에 대해 600여 건 넘는 민원을 접수하는 등 끊임없이 불만을 표출해왔다. 입주민들은 "6년 된 아파트가 옆에 짓고 있는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비쌀 수 있느냐"고도 지적했다. 여수시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부영은 하자보수에 돌입했다.

치열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임대아파트만 고집하는 부영주택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35위까지 내려간 상태다. 부영주택은 2010년대 이후 급부상하며 시평 순위를 12위까지 끌어올렸지만 최근 몇 년 새 다시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중근 회장이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부영의 공격적인 경영은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할 단계라는 이야기도 불거지지만, 부영그룹 내에서 이 회장의 자녀들에게 지분증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세대교체는 후일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10만 원 단위 지출까지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나. 80세가 넘은 고령의 나이이긴 하지만 아직 지배력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80대 고령이고 경영 참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기업 투자 활성화라는 기업인 사면 취지를 생각하면 사면 대상 폭이 좁은 듯하다"고 말했다.

부영 측에서는 이 회장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삼가는 분위기다. 부영 관계자는 "드릴 말씀이 없다. 양해 바란다"고 답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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