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 속 내실 허점…송호섭 대표 경영 방식 물음표
최근 스타벅스 품질 문제와 유해물질 검출 논란 등으로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더팩트 DB, 스타벅스 제공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는 최근 품질 이슈와 보안 취약 문제, 유해물질 논란 등으로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급기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경영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내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송호섭 대표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이미지 추락의 책임도 짊어지면서 다가오는 인사에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략실이 직접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은품 유해물질 검출 경위와 함께 내부 조직과 인사 시스템 등을 샅샅이 살펴보고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소비자들로부터 일부 샌드위치 제품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개인정보유출 피해 조사를 담당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서 개인정보 유출 신고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조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일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안팎으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송호섭 대표의 경영 방식에 물음표가 던져지고 있다.
1970년생인 송호섭 대표는 20여 년간 나이키와 로레알코리아, 한국존슨앤드존슨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더블에이코리아,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를 지낸 글로벌 전문가다. 2018년 스타벅스 전략운영담당으로 영입된 이후 1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스타벅스 커피 신화'를 쓰며 11년간 CEO로 활동했던 이석구 전 대표의 바통을 외부인 출신이었던 송호섭 대표가 이어받아 파격적인 인사로 비쳤다. 송호섭 대표가 여러 글로벌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하지만 식음료 기업 경력은 많지 않아서다. 당시 신세계는 송호섭 대표를 선임하면서 "스타벅스가 한층 더 성장, 발전해 고객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며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더팩트 DB |
송호섭 대표는 3년 동안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지휘봉을 쥐고 외형 성장에 힘써왔다. 신세계 프로야구 구단인 SSG랜더스와 SSG닷컴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냈다. 온오프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결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해 연매출 2조 원 규모의 회사가 됐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눈부신 외형 성장에도 송호섭 대표는 사은품 유해물질 검출, 품질 문제, 보안 취약 등의 논란으로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종이빨대 도입, 일회용컵 사용 중단 등 발빠르게 친환경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 사은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내부 조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내포됐다는 말이 돈다.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을 '스타벅스 국내 1호 팬'이라고 소개하고 야구장에서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평소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이며,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송호섭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0월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송호섭 대표가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