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최태원 회장에 오찬 제안…배웅하는 모습 트위터 올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최태원 회장과 화상 면담을 마친 이후 트위터에 "오늘 면담은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나는 멀리서라도 인사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라는 글과 함께 백악관을 떠나는 최태원 회장에게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에서 성사된 초대형 대미 투자 소식에 외신들도 잇달아 양측의 발언과 투자 내용을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220억 달러(약 28조8400억 원) 규모의 미국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등 SK그룹 측 인사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리 자이디 백악관 환경 어드바이저 등 미국 측 인사가 배석했다.
양측의 만남에 로이터, AP, 마켓워치 등 외신도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기업인이 백악관에 초청된 사례가 최태원 회장이 처음인 데다 이번 SK그룹의 대미 투자가 새로운 공급망 체계를 구축 중인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외교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만큼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는 '바이든, SK그룹의 220억 달러 규모 미국 하이테크 부문 투자계획에 환영(Biden welcomes SK Group plans to invest $22 billion in U.S. high-tech sectors'한다는 제목으로 양측의 양측의 '윈-윈(Win-Win)' 모델이 가진 의미를 분석했다.
AP도 바이든 대통령의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발표(historic and pathbreaking announcement)"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SK그룹의 대미투자가 반도체 분야의 공급망 문제 해소에 미칠 영향과 더불어 그간 SK그룹이 실행에 옮긴 대미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마켓워치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다시 협력하기 시작했다(America is back to working with our allie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SK그룹은 에너지와 화학, 반도체,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을 영위하는 한국의 대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최태원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SK그룹의 투자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이번 면담에서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태도에도 관심이 쏠렸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 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며 "대미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연신 '탱큐'를 외쳤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을 부를 때 영어 이름인 '토니(Tony)'라고 호칭하면서 친밀감을 나타내며 최태원 회장이 직접 소개한 SK그룹의 '통 큰' 투자 규모에 "역사적"이라고 극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그룹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 바이든 대통령은 면담이 끝난 이후 발코니로 나와 지근거리에 있는 최태원 회장에게 직접 인사를 하고, 백악관 오벌 오피스로 초청해 오찬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 면담은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나는 멀리서라도 인사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라는 글과 함께 백악관을 떠나는 최태원 회장에게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SK그룹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된 대미 투자 계획 중 150억 달러는 반도체 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
한편, SK그룹이 단행하기로 한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돼 있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 투자까지 감안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3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된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 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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