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 "정기 세무조사일 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일 명인제약 사옥과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해 회계와 세무 관련 자료를 예치했다. 오른쪽 위 사진은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 /더팩트 DB |
[더팩트|문수연 기자] 국세청이 제약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가운데 명인제약의 불법 리베이트와 편법 상속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명인제약은 치주 질환 보조치료제 '이가탄'으로 익숙한 중견 제약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일 명인제약 사옥과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해 회계와 세무 관련 자료를 예치했다. 조사 대상은 명인제약과 종속회사인 명애드컴,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 자녀 회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 등 그룹 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통상 조사1국에서 진행하는 정기조사가 아니라 조사4국이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조사4국은 비리, 탈세, 비자금 조성, 리베이트 의혹 등을 조사하는 곳이다.
이에 명인제약은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다"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관련 조사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명인제약은 지난 2019년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진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국세청 조사 대상은 명인제약과 종속회사인 명애드컴,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 자녀 회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 등 그룹 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
이뿐만 아니라 명인제약이 편법 상속 문제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 만큼 이행명 회장의 장녀 이선영, 차녀 이자영 씨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에 오른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 회장과 이선영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명애드컴도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돼 사실상 가족 회사로 볼 수 있다.
특히 광고대행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선영 씨가 52%, 이자영 씨가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2005년부터 명인제약 광고대행을 독점해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다.
이에 명인제약은 2019년 4월부터 광고대행 업무를 명애드컴에 맡겼지만 명애드컴 역시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15월 서울 서초구 소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현 명인타워)을 938억 원에 매입해 편법 상속 의혹을 받기도 했다.
매입 당시 메니커뮤니케이션의 연 매출은 37억 원이었는데, 명인제약의 지급보증과 담보 제공으로 우리은행으로부터 200억 원가량을 대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커뮤니케이션 이듬해인 2016년 빌딩 지분의 48%를 명인제약에 약 450억 원에 넘기며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고 현재까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의 가족 회사가 모두 조사 대상에 오른 데다 그간 리베이트, 상속 논란이 있었던 만큼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명인제약은 이 회장이 1988년 설립했으며 이가탄, 메이킨큐 등을 중심으로 2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 제약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