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가 4000원' 스무스 크러쉬·멜로우 크러쉬, 이달부터 4500원
BAT로스만스는 이달 초 던힐 파인컷 스무스 크러쉬와 멜로우 크러쉬 2종의 판매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글로벌 담배기업 BAT그룹(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의 자회사 BAT로스만스가 일부 담배의 가격을 기습인상했다. BAT로스만스는 프로모션이 끝나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저가 전략을 내세웠던 BAT로스만스가 가격 경쟁력을 포기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BAT로스만스는 이달 초 가향 담배(특정한 향과 맛이 나도록 향료를 첨가한 담배)인 던힐 파인컷 스무스 크러쉬와 멜로우 크러쉬 2종의 판매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기존 4200원에 판매되던 두 제품은 4500원이 됐다. 두 제품은 출시 당시 4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BAT로스만스는 지난 4일 던힐 파인컷 스무스 크러쉬와 멜로우 크러쉬 등 두 제품에 냄새 저감 기술(Less Smell Technology)을 강화하고, 시원함을 높이는 등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BAT로스만스는 구체적으로 제품 소개했지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이번 담배의 가격 인상에 대해 "두 제품의 판매가격은 4500원이지만, 그동안 특별가로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담배 한 갑은 45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BAT로스만스는 일부 신제품을 4000원에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글로 프로'의 가격을 90% 인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 프로 슬림'을 9900원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흡연자들은 담배를 쉽게 바꾸지 않아 담배 업체들이 경쟁사 고객을 빼앗기 어렵다"며 "BAT로스만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AT로스만스가 궐련형 전자담배기기 '글로 프로 슬림' 을 처음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BAT로스만스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에도 일반 담배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AT로스만스의 시장 점유율은 약 11% 수준이다. 지난 2018년 12% 내외의 시정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다. 다만 글로 보급에 힘썼던 BAT글로만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6% 수준과 비교하면 두 배 성장했다.
BAT로스만스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BAT로스만스의 전신인 BAT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1~8월)은 2208억 원, 영업손실 213억 원을 기록했다.
BAT그룹은 지난해 8월 BAT코리아의 영업을 종료하고 국내 담배 라이선스와 판매권을 갖고 있던 BAT로스만스로 권한을 일원화했다. BAT코리아의 영업조직을 협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전하고 주요 인력만 BAT로스만스로 흡수하며 조직을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퇴직금 200억 원이 발생하면서 적자로 전환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