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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가기 두려운 요즘, 전 미술 작품 보러 갑니다
입력: 2022.07.17 00:00 / 수정: 2022.07.17 00:00

미술 작품 감상에 캠핑카 폐수 처리까지…주유소의 변신

현대오일뱅크가 서울 사당셀프주유소에서 옥외형 LED디스플레이를 벽면에 설치해 디지털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가 서울 사당셀프주유소에서 옥외형 LED디스플레이를 벽면에 설치해 디지털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주유소 활용법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운영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하나둘 내놓고 있어서다. 미술 작품 감상부터 캠핑카 폐수 처리, 북카페 입점까지 활용 방식은 다양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 사당셀프주유소 벽면에 옥외형 LED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디지털 작품을 전시하는 등 디지털 아트 갤러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디지털 아트 플랫폼 '세번째 공간'과 제휴해 100여 점의 디지털 작품을 전시, 158인치 디스플레이에 40초마다 새로운 작품이 재생되도록 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주유하거나 세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좀 더 색다른 경험으로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전시를 시작했다"며 "주유소가 주유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시도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캠핑카 제조·임대 업체인 'K-CAMP(케이캠프)'와 제휴해 강원도 강릉 샘터주유소에 캠핑카 오·폐수를 처리하고 깨끗한 물을 채우는 시설인 '덤프 스테이션'을 열었다. 빠르게 늘어나는 캠핑족(지난해 기준 약 700만 명)이 캠핑 오·폐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건전한 캠핑 문화 확산을 위해 '덤프 스테이션'을 늘리는 동시에 캠핑 장비 대여, 보관, 판매 등 캠핑과 주유소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주유소 유휴 공간을 활용한 실내 셀프세차 시장에 진출했다. 2019년에는 주유소 공간을 일반 고객에게 대여형 창고로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주유소의 안정성과 직영주유소의 접근성 등 장점을 활용해 중고 거래 플랫폼 '블루마켓'을 선보이고, 주유소에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오일뱅크 모델이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된 캠핑카 덤프 스테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 모델이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된 캠핑카 '덤프 스테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다른 회사인 에쓰오일은 이른바 '빵집주유소'로 주목받고 있다. 주유소 플랫폼 사업화를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지난 4월 경남 김해 신도시 율하지구에 방송인 노홍철이 운영하는 북카페 '홍철책빵'이 입점한 '빵집주유소'를 열었다. 지역 명소가 된 이 주유소는 정체된 주유소 환경과 이미지를 개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케아와 손잡고 주문한 제품을 주유소에서 찾아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폭 늘어난 온라인 구매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이케아 고객이 거주지 인근 GS칼텍스 주유소를 배송지로 선택하면 이케아가 지정된 주유소에 상품을 배송하고 고객이 주유소에 방문해 직접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주유소는 물류 차량 진입 및 적재 공간에 강점이 있고 전국에 분포돼 있어 물류 거점화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추후 주유소를 '하늘을 나는 택시'의 이착륙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한 상태다. 지난 5월 카카오모빌리티, LG유플러스, 제주항공 등과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등 주유소의 강점을 UAM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SK에너지는 주유소와 충전소 내 응급처치 기구를 상시 비치하고, 주유소 인근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지원하는 '우리동네 응급처치소' 사업을 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또 지난 3월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 전원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주유소 기반 혁신 사업 모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열었다.

이러한 주유소의 변신 시도는 생존법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주유소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수준인 데다, 유가 상승 속 이미지 타격과 출혈 경쟁 등 영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1064개로, 지난해 213개 주유소가 폐업한 데 이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122개의 주유소가 장사를 그만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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