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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게 없다", "매장 넘기겠다"…교촌·bhc 점주들의 울분
입력: 2022.07.15 00:00 / 수정: 2022.07.15 00:00

치킨업계 "가맹점과의 상생 위해 본사 노력해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교촌치킨과 bhc의 일부 가맹점주들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울분을 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교촌치킨과 bhc의 일부 가맹점주들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울분을 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교촌치킨과 bhc의 일부 가맹점주들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울분을 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배달비를 인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bhc 일부 가맹점주는 치킨 조리 시 사용하는 기름값 인상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 배달비 4000원으로 올라…치킨값 25%

14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은 배달 플랫폼과 자체 앱을 통한 배달 주문 기본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했다. 이에 해당 매장에서 1만6000원인 '교촌오리지날' 한 마리를 주문하면 치킨값의 25%에 달하는 배달비를 추가로 내야 한다. 해당 소식에 소비자들은 "배달비 비싼데 인상은 너무했다", "자꾸 사주니까, 계속 올리지", "물가가 오른다고 치킨값 올리더니 배달비도 올려?" 등의 반응을 나타내며 배달비 상승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은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주 A씨는 "오죽하면 배달비 1000원을 올리겠냐"며 "치킨 가격이 2만 원대인 업체들과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중 교촌치킨의 판매 가격은 저렴한 편에 속하는데 이마저 올리지 않으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이 아니라 원래부터 가맹점에서 배달비는 자율적으로 측정하는 부분"이라며 "본사가 관여할 수 없고 본사로 이익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배달비를 어느 정도 선으로 맞추려고 공식화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배달 비용 부담이 올라가고 지역별 편차가 심하니까 공식적인 얘기를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촌치킨은 앞서 지난 2018년 외식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배달비 2000원을 별도로 도입해 한차례 비판을 받았다. 치킨업계에서는 해당 논란에 대해 배달 수수료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본사가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배달비가 들쭉날쭉한 구조는 이해하지만 배달 수수료를 절감해 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도 본사의 책임이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며 "'본사가 관여할 게 아니다', '본사의 권한이 아닌 영역이다'라고 말하고 손을 떼는 모습은 가맹점주들에게 좋지 않게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bhc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가격이 급등해 공급사와의 가격 조정으로 인해 임시적으로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기사 내용과 무관. /이선영 기자
bhc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가격이 급등해 공급사와의 가격 조정으로 인해 임시적으로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기사 내용과 무관. /이선영 기자

bhc, 가맹점 공급 해바라기유 가격 61%까지 인상…"인건비 줄이며 일해"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지난 1일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 가격을 15kg 한 통당 9만750원(부가세 포함)에서 14만6025원으로 61% 인상해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샀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본사에서는 해바라기유는 bhc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해야 하는 '필수 품목'이며 다른 곳에서 구매할 수 없다. bhc 측은 7일부터 공급 가격을 낮춰 12만575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bhc 가맹점주 B씨는 "한 달에 30통 쓰는 점주는 인상 전보다 120만 원 더 부담되고 40통 쓰는 사람들은 170만 원이 더 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영업이익률로 32%를 가져가기 때문에 가맹점들은 인건비에서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변 상황을 보면 점주 부부가 12시간 이상 운영하고 아르바이트 채용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bhc 치킨 매장을 매도하겠다는 가맹점주들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bhc 치킨 매장을 매도하겠다는 가맹점주들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화면 캡쳐
최근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bhc 치킨 매장을 매도하겠다는 가맹점주들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화면 캡쳐

◆ bhc "공급사와 불가피한 조정으로 인한 상승…60개 부재료 가격 상승 본사가 부담"

bhc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가격이 급등해 공급사와의 가격 조정으로 인해 임시적으로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해바라기유 가격은 지난해 4월 1톤당 1525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5월엔 2376달러로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번 달에는 1611달러 선으로 조정됐다.

bhc 관계자는 "국제 해바라기유 가격이 급등해 지난달 1일부터 해바라기유 공급사인 롯데푸드에 조정 인상된 가격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었다"며 "지난 1일부터는 인상된 가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 같아서 납품가가 낮아지면 공급가도 다시 낮출 거니까 임시적으로 가맹점에 조정된 금액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말할 수 없으나 원유가가 올라서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hc의 이번 해바라기유 가격 상승은 국제 유가를 감안해도 대두유,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을 사용하는 경쟁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인상률(15~33%)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bhc 전용유와 품질 차이가 없는 다른 회사들은 가맹점 공급 가격을 크게 조정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bhc 관계자는 "같은 기름을 쓰면서 우리만 30% 이상 더 받겠다는 게 아니라 원재료의 부자재 값 변동 폭이 다른 것"이라며 "(다른 제과업체와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업체들과는 성분 차이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 비교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일부 가맹점주와 치킨업계 관계자들은 bhc가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임을 강조하며 본사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고통 분담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bhc는 매출 4771억 원, 영업이익 153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32.2%를 기록했다.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매출 4935억 원, 영업이익 28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7%를 기록했으며, 제너시스BBQ는 매출 3624억 원, 영업이익 60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16.8%를 기록했다.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맹점과의 상생 의지가 있다면 영업이익률을 조금 포기해서라도 사장님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상률이 60%라면 본사가 절반 정도는 부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bhc 관계자는 "저희는 독자 물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발생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영업이익이 높게 책정되는 것"이라며 "다른 브랜드와 매출 총이익의 비중을 따지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이해해 60개의 부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에 대한 모든 비용은 그동안 본사가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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