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오른쪽)과 신부 정유진 씨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임영무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한예주·박경현·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2022년 하반기가 시작됐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요, 경제계 시계는 폭염경보도 잊은 채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이번 주 각계 이목을 끈 건 단연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의 결혼식었습니다. 신부는 유명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 씨의 차녀 정유진 씨인데, 두 사람의 만남을 축하하려는 하객만 100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주요 그룹 오너일가는 물론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고요, 비공개 결혼이었음에도 그 규모가 커 언론은 물론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은 무더위도 잊은 채 투쟁에 나섰습니다. 카카오가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카카오가 매각 여부와 논의 과정 등을 함구하면서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핵심 인재가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리츠자산운용도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존 리 전 대표 불법 투자 의혹에 휩싸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직원 횡령 사고로 도마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회사 직원이 7억20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빼돌린 게 알려지면서 동학개미들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선, 코오롱 후계자의 성대한 결혼식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 요즘 재벌들 '스몰웨딩' 하던데…코오롱 후계자의 성대한 결혼식

-지난 6일 한 결혼식에 재계는 물론 정계와 연예계까지 각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바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의 결혼식이었는데요, 이 부사장은 유명 디자이너 우영미 씨의 차녀 정유진 씨와 화촉을 밝혔습니다.

-이날 결혼식 규모는 물론 하객까지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던데요. 더팩트 취재진도 결혼식에 다녀왔죠.

-그렇습니다. 이규호 부사장과 정유진 씨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홀에서 화촉을 밝혔습니다. 정재계 주요 인사와 패션계, 연예계 종사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을 축복했습니다. 이번 결혼식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재계 총수 일가 중 치러진 대규모 결혼식이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예식 전부터 식장 앞과 1층 로비, 지하 주차장까지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배치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요. 결혼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결혼식은 정재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 관장, 동생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식장을 찾았고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몽규 HDC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참석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 정진석 국회부의장, 남경필 전 경기지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웅열 코오롱 그룹 명예회장과 부인 서창희 씨가 지난 6일 오후 장남 이규호 부사장의 결혼식에서 하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해 레드카펫을 연상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명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모델 겸 배우 장윤주, 가수 케이윌, 예능인 강호동,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했는데요. 결혼식장에 잘 나타나지 않아 '프로불참러' 라는 타이틀을 얻은 개그맨 조세호는 이규호 부사장과 맺은 인연으로 결혼식 사회를 맡았습니다.

예식 시작 30분 전인 오후 5시 30분부터는 많은 하객이 몰려 한눈에도 대규모의 인원이 북적이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이 탓에 예식 시작이 15분 지연됐습니다.

-예식이 지연될 정도라니 정말 많은 하객이 온 것 같네요.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하객 규모로 봤을 때는 '억 소리' 나는 결혼식이 됐을 것 같습니다.

-5성급 호텔의 글랜드볼룸홀은 전시회나 국제회의, 세미나, 패션쇼 등 대규모 연회장으로 쓰이는 곳입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5성급 호텔의 그랜드볼룸홀에서 결혼식을 올릴 경우 대관비는 대략 1억4000만 원입니다. 하객들의 1인 식사 비용은 12만 원대인데, 하객이 1000명일 경우 1억2000만 원이 듭니다. 대관료와 식사비용으로만 2억6000만 원 정도 드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꽃장식과 폐백 오케스트라 등 각종 추가 옵션 등을 감안하면 실제 금액은 더욱 높아질 수 있겠네요. 일각에서는 이번 결혼식과 지난달 치러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결혼식을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네. 지난달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인 정진희 씨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장소는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로 화려한 호텔 결혼식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현대가(家)는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2014년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자녀도 이 교회에서 화촉을 밝혔죠.

-현대가는 호사스러운 결혼식을 지양하나 봅니다.

-물론 현대가도 코로나19 때문에 교회가 아닌 호텔 결혼식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100여 명 정도의 직계 가족과 친척들이 참석한 소규모 결혼식이었죠.

-코로나19가 매우 심한 2020년에는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스몰웨딩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았나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 시행하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스몰웨딩을 많이 치러야했죠. 5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됨에 따라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초대하는 게 트렌드였고요. 그렇지만 엔데믹 이후 다시 화려한 결혼식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웅열 명예회장 장남이 오너가 중에서는 신호탄을 쏜 것 같습니다. 아직 미혼인 재계 3~4세가 많은데 앞으로 재벌들의 결혼식 풍속도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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