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3조 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시몬스 맨션' 전시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국내 침대 업체들이 럭셔리 매트리스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이 커지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졌다. 수면 시장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등 상위 2개 기업이 약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고품질·럭셔리 매트리스를 통해 수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9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3조 원을 돌파했다. 2011년 4800억 원이었던 이 시장은 10년 만에 6.4배 성장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젊은층인 MZ세대(1981~2010년 생)가 럭셔리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은 한번 구매하면 10년 넘게 사용하는 가구나 침대 등에도 프리미엄 제품을 찾고 있다. 매트리스 업계에서는 500만 원이 넘는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구분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수백만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판매량은 증가세다. 수면 시장 1위 기업인 에이스침대는 올해 1분기 매출 983억 원, 영업이익 1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10% 이상 성장했다.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매출은 3454억 원으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성장 요인으로는 프리미엄 전략이 꼽힌다. 에이스침대의 최고급 매트리스 브랜드 '에이스 헤리츠'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에이스 헤리츠의 최고 등급인 '블랙'은 2000만 원을 넘는 가격이지만 판매량은 50% 뛰었다.

에이스침대의 형제 기업인 시몬스는 매트리스 업계 2위 기업이다. 시몬스는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다. 시몬스는 프리미엄 전략을 바탕으로 에이스침대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54억 원, 영업이익 184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5%와 25.1% 성장했다.

시몬스 침대의 최상위 매트리스 컬렉션 '뷰티레스트 블랙'의 최고가 모델은 3500만 원(켈리 킹사이즈)에 달한다. 중형 자동차 한 대 가격에 달하는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 제품은 월평균 200개 정도 판매되고 있다.

혼수의 메카로 불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뷰티레스트 블랙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뷰티레스트 블랙 매출은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베딩 등 '시몬스 룩'으로 연계 판매되는 '크로스 셀링'은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부부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몬스는 전국 프리미엄 상권에 자체매장인 '시몬스 맨션'을 운영하고 있다. /더팩트 DB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체험 매장을 늘려 업계 1위를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에이스침대는 대형 체험형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확대하고 있다. 에이스 스퀘어는 프리미엄·대형·체험을 표방하며 소비자들에게 제품 체험 기회와 전문가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총 32개의 에이스 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시몬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시몬스는 전국 프리미엄 상권에 자체매장인 '시몬스 맨션'을 운영하고 있다. 시몬스 맨션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존 가구거리에서 벗어나 패션 명품, 수입차 매장 등 럭셔리 브랜드가 즐비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또 시몬스는 고가의 프리미엄 침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몬스는 구독경제 멤버십 서비스인 '시몬스페이'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시몬스 맨션 관계자는 "고객 10명 중 8명은 시몬스페이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명품과 수입자동차 등 럭셔리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매트리스 시장 역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매트리스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