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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대규모 매도에 증시 약세 가중…"고환율 부추긴다" 우려도
입력: 2022.07.06 00:00 / 수정: 2022.07.06 00:00

코스피, 상반기 22% 급락…"연기금 매수 취해야" 시각도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22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더팩트 DB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22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연기금이 취하는 매도세가 최근 약세장인 증시에 기름을 붓고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기금 큰 손인 국민연금이 꾸준히 늘리는 미국 주식 비중은 환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0%(41.44포인트) 상승한 2341.7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2340선을 탈환했지만 올 상반기에만 22% 급락하며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눌려 1일에 이어 장중·마감 기준 모두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여기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이자 버팀목으로 간주되는 연기금이 순매도를 지속한 영향이 상당했다.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22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코스피가 2400선이 무너진 지난달에는 194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최근 코스피 낙폭 과대가 외국인의 매도 폭탄도 있지만, 시장 상황을 잘 아는 연기금이 국내주식 매입에 신중한 태도로 임하는 등 단지 수익률 방어에만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와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전략으로 국내증시가 연일 하락했다"며 "연기금은 최근 단기 수익 방어 수준의 안전 투자만을 취하는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기금이 여전히 '팔자'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선 상태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말 기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중 국내주식 비중은 16.6%를 기록해 올해 목표치인 16.3%를 넘어섰다.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도 뿐 아니라 해외 투자 비중 확대도 나타나고 있어 고환율을 부추긴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 /더팩트 DB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도 뿐 아니라 해외 투자 비중 확대도 나타나고 있어 고환율을 부추긴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 /더팩트 DB

뿐만 아니라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 확대도 나타나고 있어 고환율을 부추긴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

연기금이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리고 국내 서학 개미들이 외국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달러 과수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해외투자 확대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며, 비싸진 달러로 다시 해외주식을 사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연기금 중 큰 손인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15%로 줄이고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자산 배분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올해 3월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규모는 929조 원이다. 이 중 국내주식의 비중은 157조 원(16.9%)인 반면 해외주식 운용액은 전체의 26.9%인 250조 원에 달한다. 지난 2020년 21.1%였던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매년 축소돼 올해 말까지 16.3%로 낮아질 예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의 해외 투자 확대는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달러 수요가 늘며 원달러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달러 과잉 수요라는 요인 자체가 환율 1300원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선 향후 코스피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매수를 취해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증시가 하락할 때 연기금들이 나서곤 했다"며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2% 이상 빠지며 글로벌 증시에 비해서도 가장 큰 낙폭 보였는데, 이정도 수준이면 연기금이 충분히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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