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정산 구조를 오해해 빚어지는 착시효과"
배달의민족이 최근 '우리가게클릭' 광고비 정산방식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선영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배달플랫폼 시장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최근 '우리가게클릭' 광고비 정산방식 논란에 휩싸였다.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점주 A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만1000원 돈가스를 팔고 42원을 정산 받았다"는 글과 함께 그 내역을 올렸으며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배달의민족은 우리가게클릭의 무료 이용, 후불 정산 구조를 오해해 빚어지는 착시효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 점주 "1만5000원 공중 분해됐다" vs 배민 "후불 정산 구조 오해한 착시효과"
2일 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점주 A 씨는 최근 배달의민족에서 1만1000원의 돈가스를 팔고 정산받은 내역을 공개했다. A씨가 한 커뮤니티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매출금액 1만5000원(주문금액 1만1000원, 가게 배달팁 4000원) 중 차감 금액이 7918원(결제정산수수료 495원, 중개이용료 823원, 배달비 6600원), '우리가게클릭 금액' 이용료가 7040원이었다. 매출금액인 1만5000원 중 차감 금액과 이용료의 합(1만4958원)을 뺀 최종 입금금액은 42원이었다.
A 씨는 "신생업체라 광고를 하지 않으면 노출이 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지출했다"며 "기름, 돼지고기, 밀가루 값 모두 오르고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 가게를 내놓았다. 1만1000원짜리 돈가스 하나 팔고 고객이 배달비 4000원까지 부담했는데 1만5000원이 공중으로 분해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우리가게클릭의 무료 이용, 후불 정산 구조를 오해해 빚어지는 착시효과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가게 클릭에 대한 정산은 7~8일 전에 발생한 하루치의 정산이 그날에 같이 정산되면서 42원으로 표기됐다"고 말했다.
◆ 배민 '우리가게클릭'은 CPC 광고 형태…클릭만 해도 광고비 차감
배달의민족 광고 서비스인 '우리가게클릭'은 음식점주가 일정 광고비를 배달의민족에 예치한 뒤 소비자가 선택하는 만큼 광고비를 차감하는 서비스다. 1개월 최대 광고비는 300만 원이다. 이 서비스는 클릭당 과금(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소비자가 메인홈, 검색홈, 카테고리홈 등에서 노출 가게를 1회 선택할 때마다 200~600원씩 차감된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후 5월 12일부터 유료로 전환해 선보이고 있다.
CPC 광고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을 포함해 주요 커머스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온라인 광고 상품으로, 기존 사업자보다 노출이 어려운 신규 사업자가 활용했을 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배달비, 재료값 상승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는 광고비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또 자영업자들은 실제 주문을 하지 않고 이용자가 클릭만 해도 광고비가 청구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경쟁 업체가 클릭해 광고비를 쓰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신규 업주분들이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 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민사장님광장'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가 얼마나 클릭했는지, 클릭을 통해 주문이 몇 건 이루어졌고 금액이 총 얼마인지를 모두 볼 수 있다. 정산 내용 등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중단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를 자영업자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점주 A 씨가 공개한 배달의민족에서 1만1000원의 돈가스를 팔고 정산받은 내역. 매출금액인 1만5000원 중 차감 금액과 이용료의 합(1만4958원)을 뺀 최종 입금금액은 42원이었다. /커뮤니티 캡쳐 |
◆ 배민 3년 연속 적자…새로운 서비스 도입으로 흑자전환 시도?
업주들의 불만과 별개로 배달의민족은 클릭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 '배민사장님광장' 공지사항을 통해 '우리가게클릭'의 서비스 대상을 기존 오픈리스트 광고 상품 이용업주에서 배민1 상품 이용업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개정된 약관을 통해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주에게도 가게의 추가적인 홍보를 위해 우리가게클릭 광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3년 연속 적자를 겪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 수수료 정상화와 새로운 광고 상품 등의 도입으로 흑자전환을 시도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는 364억 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0년 112억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지난해 757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뿐만 아니라 배달플랫폼 관련 시장이 현재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로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다"며 "업계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 등을 시도해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