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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손 내민 카카오 경영진…모빌리티 매각 향방에 쏠린 눈
입력: 2022.06.29 16:54 / 수정: 2022.06.29 16:54

카카오 경영진-노조 '긴급회동'…매각 리스크 여전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카카오 경영진과 노조가 긴급회동을 가졌다. /한예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카카오 경영진과 노조가 긴급회동을 가졌다. /한예주 기자

[더팩트|한예주 기자] 카카오 공동체(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불거진 잡음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이 대화의지를 표명하면서 노조도 매각 반대 서명운동 등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며 한 발 물러션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7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와 긴급 회동을 갖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김성수 카카오 CAC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나섰다. 카카오 경영진은 회동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선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며 "직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 이후 노조는 당초 예정됐던 일정을 급히 취소했다. 노조는 지난 24일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전체 계열사 임직원 1만5000명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모빌리티 플랫폼 상생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자"며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은 직원 대상 약식 간담회를 열어 매각 추진 배경과 진행 과정 등을 공유했다"며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조차 매각 관련 구체적 내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도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공식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판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도 열 예정이었지만 "우천 및 판교신사옥 공사로 장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기자회견을 연기한다. 추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유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주 언론사들에 취재를 요청하면서 기자회견은 우천시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또 집중호우·강풍 등 날씨 요인으로 야외에서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 카카오아지트 건물 4층 휴게공간을 활용하겠다며 기자회견 진행 의지를 강력히 밝힌 바 있다.

이날 회동에서 사측은 앞으로 있을 매각과 관련한 사안들을 공유할 것을 알리며 적극적으로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로선 노사가 각자 입장을 전달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앞으로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높은 몸값 등을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은택·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모습.(왼쪽부터) /카카오 제공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높은 몸값 등을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은택·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모습.(왼쪽부터) /카카오 제공

김성수 센터장이 이날 발빠르게 노조 측과 만난 것은 매각 추진에 대한 리스크 확산을 방지하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센터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될 일이 특정 계열사에서 발생할 경우, '카카오'라는 이름 아래 사업을 하는 다른 계열사에까지 안 좋은 영향이 미치는 일도 있다"며 "CAC는 이런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각종 규제로 인한 사업 확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에 대해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매각 추진 의사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높은 몸값과 입김이 세진 노조의 영향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지분 57.5%, TPG와 칼라일이 각각 29%, 6.2%를 보유 중이다. 유력한 매각 대상자인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 보유 지분만 인수해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권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8조5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몸값을 지불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계열사 최초로 과반노조를 구성한 것도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는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모펀드 매각설'을 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사모펀드는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보다 단기간의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는 만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동안 카카오T를 운영하면서 보유한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가 그대로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악재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15일 조회 공시에서 "카카오는 카카오의 주주 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계나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는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공개(IPO)가 여의치 않으니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사내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면서 "매각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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