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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방계' LT삼보, 하청업체 공사대금 '후려치기' 논란
입력: 2022.06.28 11:11 / 수정: 2022.06.28 14:09

하청업체 A사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든 상황" 하소연

구본식(오른쪽 위) 회장이 이끄는 LT삼보가 하청업체 공사대금 후려치기 의혹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구본식(오른쪽 위) 회장이 이끄는 LT삼보가 하청업체 공사대금 후려치기 의혹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구본식 회장이 이끄는 LT삼보가 하청업체 A사의 공사대금 후려치기 의혹을 받고 있다. A사는 원청인 LT삼보의 작업 지시를 모두 수행했지만 수억 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T삼보는 하청업체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2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LT삼보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김포 대포산업단지 내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의 우레탄(합성 고무의 하나로 내마모성, 내산화 성, 내유성에 좋은 소재) 스프레이 작업을 내화단열 전문업체인 A사에게 맡겼다. 우레탄 스프레이 작업은 건물 내부 표면에 우레탄을 동일한 두께로 빈 공간 없이 뿌려 열이 틈새부위를 통해 빠져나가는 열교(Heat bridge) 현상을 차단한다.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결로(이슬 맺힘) 현상을 예방한다.

김포 대포산업단지 물류센터 신축공사의 발주처는 하나자산신탁이며 시공사는 LT삼보다. LT삼보는 지난해 11월 A사에 우레탄 스프레이 작업을 의뢰했다. 공사 규모는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이며, 면적은 3만4357㎡다. A사는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를 지난 3월 마무리했다.

A사에 따르면 물류센터 내부에 데크슬라브(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 모든 면적에 우레탄 스프레이 시공을 했다. 물류센터의 천장은 각종 배관이 설치돼 있어 바닥면이 고르지 않다. 이 때문에 천장 면적과 배관 등으로 고르지 않은 면적까지 우레탄 스프레이 작업이 이루어진다. 빈 틈이 생길 경우 단열 효과가 사라지고 이슬이 발생할 수 있다. A사는 LT삼보의 작업 지시에 따라 모든 면적에 우레탄을 입혔다.

하지만 공사대금 지급 시점에서 LT삼보는 우레탄이 시공된 굴곡진 면적을 인정하지 않고 평면 기준의 공사비만 인정하겠다고 나서면서 A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우레탄 작업은 굴곡진 면적에 빈 틈없이 시공된다. 평탄한 면보다 몇 배의 우레탄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작업 시간도 늘어난다. 원청의 요구에 따라 공사를 마쳤는데, 정당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직원들 급여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사가 산정한 해당 물류센터 공사비는 5억1245만 원이다. 반면 LT삼보는 이보다 2억 원가량 적은 3억2088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LT삼보 김포 현장설명서에는 공사량 증감이 발생할 경우 계약금액을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증감된 공사량의 단가는 계약단가 적용을 원칙으로 한다. ▲계약단가가 없는 신규비목의 단가는 설계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한 단가에 낙찰율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공사량의 규모, 내용, 현장여건 등을 감안, 협의해 결정한다. ▲ 단가를 결정할 경우 '을'(하청업체)은 재료비, 노무비, 경비를 분리해 산출하고 근거를 제시한다 등이다.

A사 관계자는 "현장설명서에 담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증액된 공사비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LT삼보 물류센터 공사를 진행하는 기간 우레탄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원청에 인상분을 요구하지 않고 회사가 이를 감내했다. 또 원청이 요구한 공사기간을 지키기 위해 돌관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공사대금을 깎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돌관공사는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거나 공사기간 마감을 앞두고 집중공사를 벌이는 것을 말한다. A사는 돌관공사에 투입된 인건비 등도 LT삼보에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LT삼보 관계자는 "현장설명서 견적 조건에 따라 협력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LT삼보 직원이 굴곡진 천장면에 시공된 우레탄 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LT삼보 직원이 굴곡진 천장면에 시공된 우레탄 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한편, LT삼보는 범 LG가 기업이다. 구본식 LT삼보 회장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막냇동생이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작은 아버지다. 구본무 회장의 형제들은 LG그룹에서 독립해 각자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회장은 2006년 희성그룹으로 독립했고 막냇동생 구본식 회장은 희성그룹에서 몸을 담고 있다가 2019년 LT삼보로 독립했다. 둘째 동생인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LX그룹을 만들어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LT삼보의 전신은 중견 토목업체 '삼보지질'이다. 2008년 토목건축공사사업 면허를 취득하면서 종합건설사로 변신했다. 지하철, 도로, 고속철도, 해상공사 등 일반토목부문 시공과 건축토목부문의 설계와 시공으로 성장해 현재는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전기공사업, 전문소방시설, 정보통신 공사업 및 지하수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LT삼보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1389억 원이며 시공순위는 3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T삼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96억 원, 영업이익은 1176억 원이다. 영업이익율 11.2%를 기록한 알짜 회사로 꼽힌다. LT삼보가 종합건설사로 시작한 2008년 매출은 2108억 원에 불과했지만 LG그룹과 희성그룹의 공사를 꾸준히 수주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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