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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자사주 매입 효과 하루만 '반짝'…주주환원 정책 '글쎄'
입력: 2022.06.23 14:26 / 수정: 2022.06.23 14:26

"시세차익 올리는 투자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 있어"

카카오페이는 지난 21일 경영진 4명이 신뢰 회복과 책임 경영을 위한 실행안 약속 이행을 위해 회사 주식 총 2만3052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는 지난 21일 경영진 4명이 신뢰 회복과 책임 경영을 위한 실행안 약속 이행을 위해 회사 주식 총 2만3052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제공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에 일환이라고는 하나 주가 안정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에서 자기주식 취득 또는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252곳(6월 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1곳)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러시 추이를 보이는 까닭은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 크다. 본래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주식 물량만큼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최근 주가 부진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지난 21일 신뢰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해 약 18억 원 규모의 자사주 총 2만3052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진 이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4%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주가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튿날인 22일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3.68%(2600원) 내린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3일에도 3%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NHN 또한 지난 21일부터 신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NHN은 20일 종가 기준 300억 원어치인 110만 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NHN은 취득한 자사주는 6개월 내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다. NHN은 발표에 21일 주가는 전일보다 9.91% 오른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주가가 10% 가까이 오른 21일과 달리 22일에는 3.0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23일에도 등락을 거듭하며 2만7850원부터 2만905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삼성증권과 자기주식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체결을 공시한 바 있다. 계약 규모는 100억 원이다. 한글과컴퓨터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5년 60억원 규모를 매입한 후 약 7년만에 처음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이튿날 전 거래일보다 9.03%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효과도 잠시 22일에는 2.66% 하락하며 장을 종료했다. 23일에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상승폭은 3% 이하로 크지 않은 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토로 일색이다.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등에는 "말이 좋아 주주환원 정책이지, 주가가 계속해 오르는 걸 본 적이 없다", "고점 매도, 저점 매수. 경영진들 잔대가리는 알아줘야 한다", "책임경영은 개뿔.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들은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전형적인 투자자 또는 투기꾼의 마음으로 무장했다"는 등의 비난을 내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이 주주환원 효과로 이어지려면 이후 소각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까지 단행해야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개선이나 순자산 감소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나타나는 만큼, 단순 매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자사주 취득이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시장에 처분할 경우 일시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칠 수 있으므로, 자사주 취득 후 처리 방법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사주를 저가에 매수해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자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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