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NOS7 사내이사로 등재…이모 길성미 씨가 대표이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당시 NOS7(빨간색 동그라미) 로고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청담동=이선영 기자] "손흥민이라는 세글자 자체가 브랜드잖아요. 주말에 친구들이 (팝업스토어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듣고 늦게라도 방문하게 됐어요. 축구 팬으로서 손흥민의 감각이 들어간 패션 브랜드가 만들어졌다는 게 그저 감사하죠."
20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케이스스터디 분더샵에 마련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공식 론칭한 패션브랜드 'NOS7(엔오에스세븐)' 팝업스토어에서 손흥민의 팬이라고 밝힌 30대 정 모 씨는 팝업스토어를 찾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NOS7은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개장 시간인 오전 11시쯤 30명 정도의 대기인원이 몰렸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기했다. 스포츠 스타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 팀 정도는 어머니와 딸이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인원을 관리하는 현장 직원은 "오픈 첫날에는 50명 정도의 대기인원이 유지됐다"며 "월요일 오전이다 보니 비교적 한산하다"고 말했다.
오전 11시가 되자 분더샵 직원은 3~5명 단위로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손흥민이 지난달 24일 귀국할 때 착용했던 NOS7 로고가 적힌 흰색 티셔츠가 눈에 띄었다. 해당 로고는 손흥민의 '손(SON)'을 거꾸로 표기하고 등 번호인 7을 합쳐 만들었다. 'NOS'의 의미는 'Nothing, Ordinary Sunday(평범한 일요일은 없다)'이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케이스스터디 분더샵에 마련된 손흥민이 공식 론칭한 패션브랜드 'NOS7(엔오에스세븐)' 팝업스토어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청담동=이선영 기자 |
매장 한켠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는 NOS7 로고가 박힌 반소매 티셔츠와 맨투맨, 양말, 모자, 거실화, 수건, 휴대전화 케이스, 그립톡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주요 제품 가격은 티셔츠 7만3000원, 맨투맨 13만7000원, 모자 4만7000원 등이다. 가격 공개 당시 일각에서는 가격도 '월드클래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모자 제품은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이틀 연속 품절됐다. 이날에는 입고되지 않아 모자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모자는 주요 제품인 티셔츠와 맨투맨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모자의 재입고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김 모 씨(23)는 32만 원어치의 제품을 구매했다. 김 씨는 "반팔티셔츠 4개와 양말 4개를 샀다"며 "모자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품절돼 구매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한 남성 고객은 "회색 맨투맨 2개를 구매했다"며 "19만 원 정도 썼다"고 말했다.
가격 부담에 구경만 하고 발길을 돌린 고객도 있었다.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20대 박 씨는 "손흥민이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소식에 궁금해서 왔다"며 "5만 원 이하의 상품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가격대가 부담돼 구경만 하고 간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케이스스터디 분더샵에 마련된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가 공식 론칭한 패션브랜드 'NOS7(엔오에스세븐)' 팝업스토어에서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김 씨(23)는 32만 원어치의 제품을 구매했다. /청담동=이선영 기자 |
이번 팝업스토어는 NOS7의 정체성과 비전을 공간과 제품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NOS7은 바쁜 한 주의 시간 뒤에 여유롭고 한가한 주말을 위한 휴식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NOS7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으로 오픈을 해서 전개할 예정"이라며 "팝업스토어 연장 계획은 없으며 구체적인 운영 콘셉트는 아직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NOS7은 손흥민이 이모와 함께 브랜드 사업을 하기 위해 직접 뛰어들었으며 제품을 자체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NOS7 측은 "현재 손흥민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회사 대표는 손 선수의 이모인 길성미 대표"라며 "제품의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20일 주식회사 엔오에스세븐(NOS7)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손흥민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이모인 길성미 씨가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감사로는 김 모 씨가 등재됐다. 회사의 자본금은 5억2000만 원, 발행주신 총수는 1억 주(주당500원)다.
등기부등본 상에는 사업 목적으로 '의류와 가방, 패션잡화 도소매업' 외에 △체육용품 개발‧제조‧유통 △서적‧잡지‧간행물 출판 △컴퓨터 주변기기 도소매업 △화장품 도소매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등록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케이스스터디 분더샵에 마련된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가 공식 론칭한 패션브랜드 'NOS7(엔오에스세븐)'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티셔츠를 구경하고 있다. /청담동=이선영 기자 |
업계에서는 손흥민의 패션브랜드 NOS7가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고 분석한다. 오픈 첫날에는 손흥민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일부 소비자들이 '오픈런'을 하기도 했다. 다만 NOS7이 패션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스타성이 아닌 브랜드만의 차별화 전략과 철저한 제품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초반 브랜드의 인지도를 띄우기에는 성공한 것 같다"며 "우리나라 월드클래스 선수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봤을 때도 뿌듯하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번 쓰기 시작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가격과 품질 면에서 제품 관리를 잘해야 안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