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토레스, 준중형·중형 SUV 수요층 '동시 조준'
오는 7월 정식 출시를 앞둔 쌍용차의 신차 '토레스'가 지난 13일 사전계약 첫날 브랜드 사상 최대 실적인 1만2383대의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쌍용차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쌍용자동차(쌍용차)가 오는 7월 정식 출시를 예고한 신차 '토레스'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사전계약 첫날 기준으로 회사 내 사상 최다 기록을 가뿐히 갈아치우며 흥행에 청신호를 켠 가운데 토레스가 경영 정상화까지 갈 길 바쁜 쌍용차의 효자 노릇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는 지난 13일 사전계약 첫날 1만2383대의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이는 쌍용차가 회사 출범 이후 출시한 신차 사전계약 물량 가운데 역대 최다 기록이다.
기존 최다 기록은 지난 2005년 10월 출시한 '액티언'이 기록한 3013대다. 이어 2001년 출시된 '렉스턴'과 2017년 'G4 렉스턴'이 각각 1870대, 1254대로 뒤를 이었다.
토레스가 세운 기록은 최근 회사가 발표한 월별 판매량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 쌍용차가 내수 시장에서 기록한 판매 대수는 3분의 1 수준인 4275대다.
특히, 2014년 12월 국내 소형 SUV 시장에 '깜짝 등장'한 이후 수년째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티볼리'가 사전 계약 이후 한 달여가 지나서야 계약 건수 6000대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토레스의 초반 분위기가 매우 순조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판매가격을 트림별로 △T5 2690만~2740만 원 △T7 2990만~3040만 원 수준에서 책정할 계획이다. /쌍용차 제공 |
업계에서는 토레스의 초반 흥행 요인으로 '가성비'를 꼽는다. 사전계약 시행 발표 때 시장의 관심이 쏠린 대목은 차량 가격이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구체적인 판매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림별로 △T5 2690만~2740만 원 △T7 2990만~3040만 원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레스가 국내 SUV 시장에서 차지할 포지션은 △현대자동차(현대차)의 '투싼' △기아 '스포티지'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준중형,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르노코리아 'QM6'가 포진된 중형 모델의 경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차체 크기는 기존 준중형 모델과 QM6보다 크고, 싼타페와 쏘렌토보단 작다.
직간접적으로 경쟁을 벌이게 될 모델들과 가격을 비교해보면, 먼저 준중형 라인업에서는 가솔린 1.6 터보 모델 기준으로 투싼(2435만~3155만 원), 스포티지(2442만~3311만 원)와 비슷한 수준을 형성한 셈이지만, 최상위 트림에서는 토레스가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 이상 더 싸다.
중형 SUV의 경우 2.5 가솔린 터보 모델 기준 싼타페와 쏘렌토가 각각 3156만~3881만 원, 2958만~3944만 원으로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최근 쉐보레가 출시한 신형 '이쿼녹스'(3104만~3894만 원)의 가격과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는 '코란도'와 플래그십 SUV '렉스턴' 사이 간극을 잇는 모델"이라며 "기존 '무쏘'를 비롯한 쌍용차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식한 모델은 맞지만, 특정 모델의 '후속작' 개념의 신차는 아니다. 준중형 또는 중형이라는 범위에 구속되지 않고, 차급을 넘나들며 두 시장에서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 가성비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2년 만에 내수 판매 10만 대를 넘어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쌍용차 제공 |
쌍용차는 앞서 티볼리 출시 당시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5년 첫선을 보인 티볼리의 판매 가격은 1635만~2347만 원의 가격으로 당시 직접 경쟁을 벌였던 쉐보레 '트랙스'(1955만~2320만 원)와 르노코리아 'QM3'(2280만~2570만 원)보다 낮게 책정됐다.
이 같은 가성비 전략에 힘입어 티볼리는 출시 첫해부터 4만5000여 대에 달하는 판매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만에 10만 대의 벽을 넘어서며 브랜드 대표 베스트셀링모델 자리에 올랐다.
토레스가 초반 흥행 청신호를 제대로 켜면서 쌍용차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SUV들과 차별화해 정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감성을 더한 토레스만의 매력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 것으로 보인다"라며 "트레스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견인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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