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 여파…계절면 소비 늘 것"
식품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서 물가에 부담을 가진 소비자들이 비빔면과 같은 계절면 소비를 늘릴 것으로 본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라면업체들이 올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비빔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비빔면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팔도는 1위 굳히기에 나섰고, 농심과 오뚜기 등의 업체들도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라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몸집 커진 비빔면 시장 속 팔도 비빔면 1위 비결은 '원조'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757억 원에서 2020년 1400억 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1500억 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비빔면으로 대표되는 기업은 팔도다. 팔도는 전체 라면 시장에서는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비빔면 시장에서 40년 넘게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4년 출시된 팔도 비빔면은 당시 뜨거운 국물과 먹던 라면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팔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 이전부터 연간 누적 판매량 1억 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에는 1억1600만 개, 2020년 1억2400만 개, 지난해에는 1억2000만 개가 팔렸다. 특히 7~8월 성수기에는 한 달 평균 2000만 개가 팔린다.
팔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시장 점유율 1위 이기도 하고 국민 비빔면이기 때문에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꾸준히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며 "비빔면 자체에도 계속적으로 트렌드에 맞춘 변화를 주고 있다"고 했다.
라면업체들이 올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비빔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팔도·농심·오뚜기 제공 |
◆ 비빔면 시장, 농심 오뚜기 추격
비빔면 시장 1위 팔도 뒤에는 농심, 오뚜기 등의 기업들이 추격하고 있다. 팔도는 80%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이 50% 수준까지 떨어졌다. 농심은 지난해 배홍동 비빔면을 출시해 지난해에만 약 3400만 개(230억 원)를 팔았다.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1500만 개를 팔며 비빔면 2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배홍동 비빔면을 출시하면서 비빔면 시장에서 2위에 안착했다"며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1위를 따라잡기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고 꾸준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뚜기도 비빔면 시장 성장세에 지난 2020년 출시한 진비빔면이 누적 판매량 8200만 개를 돌파했다. 진비빔면은 시장점유율 10%를 확보하며 3위에 올라 농심을 뒤쫓고 있다.
◆ 계절면 신제품으로 MZ세대 공략
라면업계에서는 올여름 비빔면 시장 공략을 위해 신메뉴를 출시하고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팔도는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팔도 비빔면의 중량을 20% 늘린 제품을 선보였으며 2PM 출신 배우 이준호 씨를 신규 모델로 발탁했다. 농심도 지난 4월 샐러드 누들을 출시해 MZ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재단장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를 출시해 시원한 매운맛을 유지하면서 새콤달콤한 풍미를 끌어올렸다. 삼양식품도 올여름 타 제품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면에 감자전분을 넣은 비빔밀면을 새롭게 출시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서 물가에 부담을 가진 소비자들이 비빔면과 같은 계절면 소비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에서도 비빔면 시장은 특히 여름 성수기를 노리는 기업들이 많다"며 "물가 상승으로 외식에 대한 부담이 있는 소비자들이 비빔면과 같은 간편식을 찾게 되면서 올해 비빔면 시장의 성장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