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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금투협회장-상] 공약 평가 들어보니…임기 3년은 '복지부동'?
입력: 2022.06.17 00:04 / 수정: 2022.06.17 00:04

당국과 가교역할 아쉬워…디폴트옵션 도입은 성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회장으로서 이룬 업적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회장으로서 이룬 업적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회장으로서 이룬 업적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디폴트옵션 도입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지만 업계에선 나 회장이 임기 내내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지난 2020년 1월 취임해 올해 임기 마지막 해인 3년차에 접어들었다.

나 회장은 취임 당시 "금융당국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 및 국회와 소통 채널을 굳건히 하는 가교 역할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선제적인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에 주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기 마지막 해 하반기에 접어든 만큼 나 회장이 세운 성과에 시선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나 회장은 취임 때부터 일관되게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드는 투자환경 구축 △모험자본 육성을 통한 혁신기업 발굴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일변 정책의 노선변경을 위한 회원사 건의 채널 확대 △불완전판매 근절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아왔다.

그러나 임기 첫 해를 지낸 뒤 받은 평가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아쉽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나 회장이 2021년 신년사에서 전년도 핵심적인 성과로 증권거래세 조기 인하와 대주주 주식양도세 기준의 유지 등을 내세우자 업계 일각에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시장에 대거 투입된 개인투자자들이 청와대 게시판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인 결과를 나 회장의 업적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제 혜택 관련 부분은 당시 협회 전임 지도부가 여당과 교섭해 추진한 만큼 나 회장의 업적이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신뢰도가 크게 저하되는 등 업계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온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도 원론적이며 효과가 미미한 대책이 대다수였다는 평가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 감시가 강화됐지만 자율적 규제에 의존한다는 약점 등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이는 당시 나 회장이 대신증권 전직 대표이사로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CEO 중징계를 앞두고 있어 냉정한 처사를 취할 수 없었단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 CEO에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윤경은 전 KB증권 사장, 나재철 전 대신증권 사장은 직무정지,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문책경고 처분을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로 규제를 해야하는 기관장이 규제대상이 돼버린 것"이라며 "(나 회장이) 금감원 제재심 출석을 안한 이유로 '협회의 위상'을 들었는데, 오히려 협회 위신을 깎아먹은 것이라고 본다. 본인의 회장직과 사태 책임자를 동일시 생각한다는 뜻인데, 위상 때문이라는 게 어불성설이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협회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인 당국과 회원사 간 가교역할에선 3년 내내 '복지부동'이었다는 질타가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제 관련 규제 도입 이슈 등 당국과 소통을 해야할 때 협회가 나서줘야 하는데 가교 역할을 기대하기에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국세청을 찾아가면 협회에 얘기하라고 하고, 협회에 얘기하면 당국과 얘기하라고 했다. 현실은 금융사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당국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고 어렵게 피드백을 받으며 일하는 형태였다"고 꼬집었다.

협회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인 당국과 회원사 간 가교역할에선 3년 내내 복지부동이었다며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팩트 DB
협회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인 당국과 회원사 간 가교역할에선 3년 내내 '복지부동'이었다며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팩트 DB

한편, 업계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디폴트옵션 도입을 이뤄낸 것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말 DC형과 IRP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부터 해당 제도가 안착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사전지정운용제도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별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포트폴리오로 연금이 운용된다. 그간 퇴직연금운용이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형성 돼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또한 나 회장은 취임 후 조직 혁신에 팔을 걷겠다는 다짐대로 조직 문화와 인사제도 등을 담은 조직혁신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표적 비상장기업 투자에 특화된 공모 방식의 투자기구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설립 시동, 금융교육플랫폼 '알투플러스' 서비스 시행 등을 이뤄냈다.

그러나 업계는 나 회장의 지난 임기를 살펴볼 때, '국내 자본시장을 국민자산 증식의 터전으로 만들고 회원사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에 비해 나타낸 성과가 대체로 아쉽다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 회장의 당선 당시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증권사에서 일한 만큼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적합자란 평가와 기대가 따랐다. 증권사 사장 당시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등을 운영하며 업권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평가할 만한 업적 자체가 없고 임기 중 나 회장만의 특색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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