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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강석훈 회장, 노조 "산은 이전 반대…물러가라" 외침에 발걸음 또 돌렸다
입력: 2022.06.16 11:14 / 수정: 2022.06.16 16:04

강석훈 회장, 임명 9일 만에 두 번째 출근 시도…"대화로 풀어나가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노동조합 구성원들에게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정소양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노동조합 구성원들에게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9일째를 맞았지만, 산업은행 노동조합(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아직까지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강석훈 회장은 노조에 대화로 풀어나가자며 회유책을 펼쳤지만, 노조는 강 회장이 노조와 함께 부산 이전 반대 의지를 보일 때까지는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오전 8시 45분 강석훈 산은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다. 초록색 넥타이에 정장을 입고, 검은색 배낭을 멘 강 회장은 본점 입구를 막고 투쟁 시위를 벌이고 있는 500여 명의 산은 직원들 앞으로 향했다.

이날 강석훈 회장은 본점 입구 앞에 서서 '낙하산 반대, 지방 이전 반대'를 외치는 노조와 직원들에게 "오늘도 출근을 못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조윤승 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과 직원들은 "부산 이전을 막아달라"고 소리쳤다.

이에 강 회장은 산은 노조와 직원들에게 "지난 7일 산은 회장으로 임명된 후 일주일이 넘은 오늘(16일)에서야 이런 자리에서 여러분께 처음 말씀을 드리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임명 이후 업무 보고를 받고 노조와 대화하면서 지방 이전이 얼마나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인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가 절대 아니며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석훈 회장이 직원들에게 말을 하는 와중에도 곳곳에서는 "회장님, 부산 이전 막아주십쇼", "꼭 막아주십시오" 등 직원들의 호소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강석훈 회장은 16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다. /정소양 기자
강석훈 회장은 16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다. /정소양 기자

이날 강석훈 회장은 직원들에게 크게 두 가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우선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 직원과의 대화 채널을 항상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직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곳에서 횟수와 관계없이 대화하고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어서 여러 문제와 어려움을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소통채널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도 직원들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제가 나름대로 잘할 수 있는 것은 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진정성을 이해해주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강석훈 회장은 산은의 억누르고 있는 규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짐작은 했지만, KDB가 이렇게 큰 모래주머니를 들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것은 미처 몰랐다"며 "산은을 억누르고 있는 각종 규제를 점검하고 인력 운영과 예산 등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정부와 유관기관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회장은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해 직원과의 대화 채널을 항상 열어놓고 소통 상설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소양 기자
강석훈 회장은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해 직원과의 대화 채널을 항상 열어놓고 '소통 상설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소양 기자

아울러 강 회장은 직원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KDB의 본질은 건물이 아닌 직원으로, 직원들이 금융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사에 대한 미래 예측성도 높여서 모두가 용납할 수 있는 인사 정책을 펼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석훈 회장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모래주머니를 없애 나간다면 산은이 지금보다 훨씬 큰 KDB로 거듭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본점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서는 함께 논의하고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기에, 우선은 당면 현안들을 같이 해결해 나가 대외적으로 산은의 존재감과 필요성을 인정받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 강석훈 회장이 산은 지방 이전 반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물러가! 물러가!", "아직 회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등의 외침이 들렸다.

말을 마친 뒤 강 회장은 조윤승 위원장에게 "항상 대화문은 열려있으니 또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며 "충분히 모든 걸 대화로 헤쳐 나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회장과 조윤승 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이 마주보고 있다. /정소양 기자
강석훈 회장과 조윤승 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이 마주보고 있다. /정소양 기자

이에 조 위원장은 "이런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시면 안 된다"고 답했다.

강석훈 회장과 노조의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강 회장은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노조 측은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윤승 위원장은 "대화는 끝났다"며 "강석훈 회장이 부산 이전을 함께 막아내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며 "구성원들에게 진심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석훈 회장의 출근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임명된 다음 날인 지난 8일 강 회장은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 투쟁에 막혀 발걸음을 돌렸다. 현재 강 회장은 여의도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 업무 파악을 위해 주요 임원들과 부서장들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업무를 보고 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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