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한예주 기자] 올 들어 외식 품목 중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이 치킨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장면, 떡볶이, 칼국수 등 밀가루가 원재료인 서민음식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상승했다. 이는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3.4%)을 웃도는 상황이다.
외식 물가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회복되고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39개 외식 품목 가격 중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치킨으로 올해 6.6% 상승했다. 이어 짜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김밥(5.5%), 라면·커피(각 5.2%), 볶음밥(5.0%) 등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소주·맥주(각 4.9%), 스테이크(4.8%), 된장찌개 백반·해장국·탕수육(각 4.7%), 김치찌개 백반·햄버거(각 4.5%), 냉면·돈가스·피자·도시락(각 4.4%) 등도 4%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지난해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업계 2위와 3위인 bhc치킨, bbq도 제품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는 모두 마리당 2만원대에 진입했다.
각 프랜차이즈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원재료 가격 상승, 배달료 상승,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운영프로그램) 이용 증가에 따른 수수료 부담, 임대료 상승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재료인 닭고기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20%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10호 닭고기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2983원에서 지난달 평균 3518원으로 17.9%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0일에는 3543원으로 뛴 상태다.
올해 들어 밀가루가 주재료인 외식 품목의 상승세도 돋보였다.
올해 치킨에 이어 상승폭이 큰 외식 품목은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앞서 지난 3월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처음으로 8000원을 넘은 데 이어 4월에는 자장면이 6000원선을 뚫었다.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각각 9.3%, 8.6% 뛰었다.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 급등과 함께 밀가루 가격이 뛰었고, 이는 관련 외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여름이 성수기인 냉면도 메밀 가격 급등 여파로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이 지난 4월 1만 원선을 돌파했다.
밀의 경우 세계 밀 수출 2위인 미국의 생산량이 지난해부터 작황 부진으로 급감한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여파로 가격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t당 279달러 수준이던 국제 밀 가격은 지난달 420달러를 뚫었다. 국내 기업은 식용 밀을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각각 수입하고 사료용 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밀·설탕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정부도 외식 등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을 지속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부처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관 분야 물가안정은 직접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 달라"며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등 각종 추경 및 민생대책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체감토록 최대한 신속히 집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