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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만원짜리 짝퉁 나이키 판 발란…명품 플랫폼 연이은 가품 잔혹사
입력: 2022.06.10 00:00 / 수정: 2022.06.10 13:33

발란서 판매한 나이키 한정판 제품, 고객 문의 후에야 '가품'으로 판정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란 등 주요 명품 플랫폼들의 환불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발란 유튜브 채널 갈무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란 등 주요 명품 플랫폼들의 환불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발란 유튜브 채널 갈무리

[더팩트│최수진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잇따라 '짝퉁 판매'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무신사의 '짝퉁 에센셜 티셔츠' 판매에 이어 명품 플랫폼 발란도 가품(정품의 반대말로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 나이키 한정판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발란은 '100% 정품', '가품 걱정 없이 명품을 살 수 있는 곳'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만큼 이번 문제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 발란, 175만 원짜리 짝퉁 나이키 팔았다…검수도 제대로 못한 명품 플랫폼?

10일 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발란에서 가품을 판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스니커즈 리셀 등을 중점으로 하는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에는 '발X에서 스캇 구매했는데 가품이 온 것 같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발란에서 판매하는 '나이키 에어조던1 하이 OG TS SP(트래비스 스캇)' 박스훼손 상품을 약 175만 원에 구매했는데, 작성자가 사용 중인 정품과 확연한 차이을 보여 가품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해당 제품은 나이키와 미국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캇'이 협업한 제품으로, 최초 발매가는 23만9000원이지만 한정판 인기가 커지자 리셀 시장에서는 2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는 최초 판매가에 10배에 달하는 가격인 230만 원(9일 기준)에 거래됐다.

해당 제품의 정가는 23만9000원이지만 리셀 시장에서는 2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크림 홈페이지 갈무리
해당 제품의 정가는 23만9000원이지만 리셀 시장에서는 2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크림 홈페이지 갈무리

작성자는 가품 의심 이유로 △박스 색상 △폰트 라벨과 두께 △상품의 스웨이드 소재 △상품 색감과 윙로고·모양 △캑터스잭 로고 △동봉된 운동화 끈 색감 등의 차이를 내세웠다.

작성자는 "실제 착용하는 같은 제품이 있는데, 박스 색상부터 폰트 라벨이나 두께가 너무 다르다"라며 "믿고 저렴해서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 힘들게 전화 연결을 해서 따졌는데, 가품으로 의심되는 사유를 물어봐서 딱 봐도 가품이라고 했더니 제품을 본사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수 후 본사 담당자와 대면으로 만나 가품 판정을 받았다"라며 "3년 전쯤에 일본에 있는 회사에서 구매한 제품이고, 영수증도 확인을 했는데 그 당시 입점업체가 속아서 가품을 산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발란에서 기존 결제건은 취소했고, 동일한 제품의 새상품을 준비해줬다. 좋게 해결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발란 관계자는 "가품 판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별도 팀을 운영하고 있어 바로 대응했다. 고객이 5월 9일에 문의했고, 우리 측에서 상품을 받자마자 한국감정원에 보냈다. 가품이라는 것을 확인한 즉시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려고 했다. 그래서 바로 환불하고 발란에서 직접 정품을 구매해 해당 고객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스니커즈 리셀 등을 중점으로 하는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에는 발X에서 스캇 구매했는데 가품이 온 것 같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5월 스니커즈 리셀 등을 중점으로 하는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에는 '발X에서 스캇 구매했는데 가품이 온 것 같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100% 정품" 외치던 발란, 고객에 전달된 '짝퉁'

문제는 발란의 정가품 판정 과정을 거치고도 고객에 '짝퉁 제품'이 전달됐다는 점이다. 특히, 발란은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100% 정품'이라고 강조하면서 가품을 가려내지 못했다.

발란은 2020년 11월 13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온라인 명품 파는 곳, 정말 짝퉁이 없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발란을 믿을 수 있는 이유는", "발란에서는 가품 걱정 노(NO)", "그래서 정품이라는 거죠 예스예스예스(YES YES YES)" 등의 음성과 자막을 삽입해 발란 제품이 정품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자사 제품을 △직영 오프라인 매장 △공식 온라인샵 △유럽의 편집샵인 부티크 등을 통해 판매·유통하는데 발란은 부티크와의 계약을 맺어 재고를 부담하지 않는 마켓 플레이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가품 유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발란이 내세우는 플랫폼 특징이다.

발란은 공식 앱 고객센터 내 '자주 묻는 질문' 카테고리에서도 100% 정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백화점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한데 정품이 맞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에 대해 "발란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발란이 100% 정품을 보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럽 각지의 정품이 인증된 부티크와의 직거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정품이 인증된 국내 파트너사와 함께 가품이 유입될 수 없는 유통 구조 혁신으로 저렴한 가격과 안전한 상품을 제공한다"라며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고객 신뢰관리팀'을 운영해 파트너사 샘플을 확인하고 관련 서류를 검증한다. 아울러, 미스터리 쇼피팀 운영 등으로 정가품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발란은 '가품이 유입될 수 없는 유통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통 과정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발란은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100% 정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발란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발란은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100% 정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발란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 무신사 이어 발란까지…연쇄 가품 잔혹사 '어쩌나'

온라인 플랫폼의 가품 판매 논란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국내 1위 패션플랫폼 '무신사' 역시 미국의 럭셔리 스트릿 패션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세컨드 라인 '에센셜'의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의 가품을 판매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 1월 네이버 손자회사이자 리셀 1위 플랫폼 '크림'이 해당 제품의 가품 가능성을 제기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반면 무신사는 크림에서 무신사 판매 제품이 가품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 줄곧 '100% 정품'이라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당시 무신사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도 '네이버 크림 허위사실 적시', '네이버 크림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방침'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결국 4월 상품의 브랜드 제조사인 '피어오브갓' 본사가 직접 해당 제품을 가품이라고 판정하자 무신사는 이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당시 발란을 포함한 주요 명품 플랫폼은 무신사와 선을 긋고, '정품 판매'를 강조했다. 발란 역시 당시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또는 명품감정기업과 제휴하거나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란은 현재 관련 내용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란 관계자는 "발란이 직접적으로 구매한 상품에 대해서는 100% 정품이 인증되지만 파트너사가 있기 때문에 간혹 가품 케이스가 발생한다"라며 "발란 측에서 파트너사의 제품에 대해 인보이스(구매 영수증)나 관련 거래 내역서를 살피는데도 어쩔 수 없이 문제가 생긴다. 이런 부분에서 당연히 우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기술적으로 문제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측과 직접 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가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라며 "플랫폼에서 판별 능력을 갖춘다고 해도 정가품 논란은 계속될 거다.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을 마케팅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런 정가품 논란이 계속될 경우 소비자 신뢰를 상실할 거고, 결국 플랫폼 경쟁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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