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4만~4만6000원으로 하향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오는 8부터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사진은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 /보로노이 제공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빙하기에 접어든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보로노이가 증시 입성 재도전을 앞두고 있다. 상장주식수를 줄이고 보호예수를 늘리는 등 투심 잡기에 나선 만큼 앞선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오는 8부터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14~15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보로노이의 이번 IPO는 공모 가격을 2만 원 낮춘 뒤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앞서 보로노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증시가 악화됐던 지난 3월 14~15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상장 일정을 중단했다. 당시 보로노이는 투자자 보호, 회사 성장 전략, 시장 상황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공모 재도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재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밟았다. 이번 IPO에서 공모가를 기존 5만~6만5000원에서 4만~4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공모 주식수는 130만 주로 줄이고 공모 주식 수는 기존 200만 주에서 130만 주로 70만 주 감축하는 등 전면 수정에 나섰다.
공모가를 낮추자 목표 시가총액은 5056억~5814억 원으로 줄었다. 이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1조2000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적정 가치를 낮추고 투심을 잡아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도 74.4%로 강화해 기관 사로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에 상장 후 1개월 내 유통주식 물량은 15.3%로,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적다면 단기 주가 상승 기대감을 기대할 수 있다.
'유니콘 특례(시장 평가 우수기업)' 상장 1호 기업에 도전하고 있는 보로노이가 이번 상장을 성공시키려면 수요예측에서 3만7500원 이상의 공모가를 인정받아야 한다. 유니콘 특례란 5000억 원 이상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기업이 전문 평가기관 한 곳에서 'A' 등급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최근 시장이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심이 악화된 상황으로, 근본적인 흥행 요소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로노이 온라인 기업설명회 유튜브 갈무리 |
다만, 다양한 흥행 기대 요소를 심었음에도 우려되는 점은 현재 시장이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심이 악화된 상황이란 것이다. 이에 근본적인 흥행 요소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증시 하락장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잇따른 횡령 사태에 대형 바이오기업이 휘말리며 해당 섹터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는 것이 흥행 위협 요인이다. 또한 보로노이의 핵심 기술은 인산화효소(카이네이즈, Kinase)에 결합해 치료하는 표적치료제 개발로, 인산화효소 치료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이 업계로부터 한계로 지적된 바 있다.
2015년 설립된 보로노이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550여 개의 인산화효소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병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2020년부터 해외 3건, 국내 1건 총 4건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기술 이전했다.
보로노이는 이번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매년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창출하는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상장 후에도 보로노이의 뛰어난 연구개발 실력과 속도를 바탕으로 5년 내 기술이전 파트너가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임상 파이프라인을 20개로 확대하고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