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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위헌' 판결에…은행권 난감
입력: 2022.05.27 11:36 / 수정: 2022.05.27 11:36

신규 채용 감소 우려 목소리도 나와

특정 나이가 지나면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임금피크제가 연령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현행법을 위반해 무효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은행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더팩트 DB
특정 나이가 지나면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임금피크제'가 연령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현행법을 위반해 무효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은행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대법원이 연령을 기준으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동안 은행권에선 임금피크제가 하나의 쟁점이었던 만큼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개별 기업에 관한 것이긴 하지만 임금피크제에 대한 첫 판단으로, 비슷한 소송에서 같은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규 채용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26일 퇴직자 A씨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은 임금피크제가 연령 차별을 금지한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는데 적정한 대상 조치가 강구되지 않은 점 △임금피크제를 전후로 근로자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봤다.

다만 대법원은 "임금피크제의 효력은 개별 사안, 사업장별로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자체가 위헌이라기보단 '구체적인 사례'를 특정한 판례를 남긴 셈이다.

개별 기업에 관한 결정이긴 하지만 '임금피크제'에 대한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은행권도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활발하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기준 임금피크제가 적용 중인 직원은 720명 수준이다. 임금피크제가 활발한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수를 더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한다. 기업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만 봐도 지난해 말 기준 992명에 달한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말에는 1020명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은행 현직자와 퇴직자 470명도 임금피크로 깎인 임금 240억 원을 반환해달라는 청구 소송을 지난해 1월 제기한 상태다. 오는 7월 변론기일(잠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임금피크제의 기준연령을 높이거나 급여 감소 폭을 줄이는 식으로 타협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선 임금피크제 대상을 만 57세 이상으로 1년 늦췄거나 늦출 예정인데 시중은행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별 기업에 관한 결정이긴 하지만 임금피크제에 대한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은행권도 비상이 걸렸다. /더팩트 DB
개별 기업에 관한 결정이긴 하지만 '임금피크제'에 대한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은행권도 비상이 걸렸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이번 대법원 결정이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의 근로자는 신입 직원 2명분의 임금을 받는다"며 "이번 대법원 결정이 신규 채용 규모 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은행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법원 판결이 구체적 사례를 특정한 만큼 은행과 차이가 있는 데다 '희망퇴직'이 활발한 업계 특성상 신규 채용 감소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개별 회사에 대한 판결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자체가 위헌이라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해당 직원의 업무 자체는 상당 부분 줄어든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대법원 판결의 사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은 임금피크제보단 희망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신규 채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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