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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도, 명품도 푹빠진 성수동…요즘 '핫'한 팝업스토어 가보니
입력: 2022.05.27 00:00 / 수정: 2022.05.27 00:00

"브랜드에 젊은 이미지 더해 MZ세대 공감 유도"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가나 초콜릿 하우스에는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과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 부스 등이 있으며 30여 종의 가나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이선영 인턴기자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가나 초콜릿 하우스에는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과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 부스 등이 있으며 30여 종의 가나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이선영 인턴기자

[더팩트ㅣ이선영 인턴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대생)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국내 기업들의 체험형 마케팅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수동은 1990년대까지 낙후된 소규모 공장 밀집지대였지만 현재 MZ세대의 문화 중심지가 됐다. 이에 기업들은 성수동에 팝업스토어(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상점) 형태의 매장 등을 운영하며 기업의 젊은 이미지 강조에 나서고 있다.

취재진은 25일 롯데제과가 지난달 성수동에 오픈한 가나초콜릿의 팝업스토어인 '가나 초콜릿 하우스'를 찾았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초콜릿을 주제로 한 디저트 카페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주택가들 사이에 자리한 카페 공간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4500원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니 뽑기 코인 하나를 받을 수 있었다. 입구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는 코인을 넣어 뽑기에 참여하면 가나 초콜릿을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친환경적 가치를 더한 매장이라는 점이었다. 매장 직원은 "환경을 위해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일회용 컵은 재생 가능한 펄프이고 책과 종이백도 재생용지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나만의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DIY 클래스'와 유명 디저트 파티셰 및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아 개발된 5가지 코스의 초콜릿 디저트와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디저트 페어링 바'다. 매장 2층으로 올라가면 통유리로 된 오픈 공간에서 DIY 클래스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한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과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 부스 등이 있으며 30여 종의 가나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가나 초콜릿 하우스의 지난달 오픈 이후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1만 명 이상이다. 이에 롯데제과는 당초 이달 12일까지였던 운영 기간을 5월 29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보니 한 번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라며 "이용하고 싶지만 예약을 못 한 고객들이 있어서 더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운영 기간을 연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갓생기획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가상인물 김네넵 대리의 사무실. /이선영 인턴기자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갓생기획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가상인물 김네넵 대리의 사무실. /이선영 인턴기자

같은 날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 21일 성수동에 오픈한 '갓생(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삶)기획'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오는 6월 12일까지 운영하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GS25 2030세대 직원들로만 구성해 출범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다.

가상인물인 김네넵은 명함부터 연차 날짜까지 디테일하게 살린 대한민국 대표 직장인이다. 김네넵 대리는 지난해 진행된 갓생기획 시즌1때는 인턴으로 일하다 올해 시작된 시즌2에서는 대리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김네넵은 '내 하루는 이토록 긴데 다른 하루들은 왜 이리 빨리 끝나는 거 같죠', '내가 고른 시원한 맥주 한 캔, 바삭한 과자, 달콤한 젤리. 이게 바로 행복 아니겠어요' 등의 문구로 특유의 짠함을 보이며 MZ세대의 공감을 유도한다.

GS리테일이 구현한 공간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 탕비실, 퇴근길 상점, 개인 방 등 4개로 구성됐다. 고객들은 각각의 공간을 구경하면서 점심 메뉴 추천, 소원권 뽑기 등의 체험형 콘텐츠와 SNS 이벤트, 포토존과 굿즈존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이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콘셉트스토어(사진 위)를 오픈했고, 착즙기로 알려진 휴롬도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디올·휴롬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이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콘셉트스토어(사진 위)를 오픈했고, 착즙기로 알려진 휴롬도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디올·휴롬 제공

앞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 1일 성수동에 콘셉트스토어를 오픈했다. 디올의 이번 콘셉트 스토어는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디올 패션쇼이자 서울에서 개최되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2022 가을 패션쇼를 기념하는 의미로 열렸다. 디올에 따르면 콘셉트스토어에서 지난 17일부터 받은 '디올 카페'의 사전 예약은 다음 달까지 모두 마감됐다. 착즙기로 알려진 휴롬도 성수동에서 지난 21일부터 오는 6월 19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휴롬은 MZ세대의 감성에 맞춰 휴롬의 철학을 오감으로 담아낸 공간 '부엌 바이 휴롬(BUEOK by Hurom)'을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성수동을 마케팅 장소로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성수동은 1990년대까지 낙후된 소규모 공장 밀집지대였지만 2005년 서울숲 공원 개장을 계기로 공장형 카페가 하나둘 생겨나더니 어느새 MZ세대의 문화 중심지가 됐다. 여기에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스타트업과 같은 청년 위주의 입주 기업이 늘어난 부분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성수동은 MZ세대들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곳에 팝업스토어를 열게 됐다"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요즘 MZ세대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성수동은 현재 업계에서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며 "MZ세대가 성수동을 많이 찾고 있고 가나 브랜드에 조금 더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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