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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국토부…둔촌주공 사태 해소 실마리 찾을까
입력: 2022.05.24 15:00 / 수정: 2022.05.24 15:00

국토부·서울시·강동구, 내달 3일까지 상주하며 현장조사

국토부와 서울시가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지 점검에 나서면서 사태 해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민주 기자
국토부와 서울시가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지 점검에 나서면서 사태 해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민주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진 둔촌주공 재건축현장 조사에 나선다. 그간 한발 물러서 있던 정부가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서울시, 강동구는 전날(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의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합동점검단에는 국토부, 서울시, 강동구청 등 실태점검반과 함께 회계사, 변호사 등 외부전문가가 포함됐다.

이들은 용역업체 선정 및 계약, 자금차입·예산편성 등 회계처리, 총회 개최 등 정보공개를 비롯해 전반적인 조합 운영에 대해 살핀다.

당초 오는 7월 정기점검이 예정돼 있었지만 공사중단 장기화에 따른 조합원 피해 증가와 주택공급 차질을 우려한 강동구청이 일정을 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사태는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공사 중단 한 달이 지나도록 협상에 진전이 없자 시공사업단은 타워크레인 해체 사전작업을 시작했고 조합 내부의 갈등도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지난달 15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중단됐다. 양측은 지난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 원의 공사비를 의결하고, 지난 2020년 6월 약 5600억 원 증액한 3조2000억 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현 조합은 증액 계약 체결 직후 조합장이 해임됐다는 점을 근거로 증액 계약서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시공사업단은 증액 계약이 조합 총회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조합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입주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대출 등 자금과 관련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타워크레인 철거가 시작된 만큼 업계에서는 공사를 최대한 빠르게 재개하더라도 오는 2024~2025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둔촌주공은 내년 8월 입주 예정이었다.

원 장관은 둔촌주공 사태와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우리가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원 장관은 둔촌주공 사태와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우리가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여기에 조합원들은 지난 2월부터 이주비 대출 이자를 직접 납부하고 있다. 이주비 대출이자는 그간 시공사업단이 지불하던 것으로 규모는 1조2800억 원, 만기는 오는 7월이다. 공사가 중단된 만큼 이주비 대출 연장이 어려울 수 있고, 연장하더라도 위험이자 등으로 금리가 높아져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사업비를 대출해준 대주단까지 최근 양측 간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대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합은 지난 2017년 시공사업단의 연대 보증받아 NH농협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000억 원의 사업비 대출을 받았다. 대출 만기는 오는 8월이며 대출이 연장되지 않으면 시공사업단이 변제를 하고 추후에 조합에 청구하게 된다. 이 경우 조합원들이 채무자가 된다.

사태 악화에도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은 서면으로만 몇 차례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을 대상으로 '공사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공사업단은 조합에 9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시공사업단의 요구사항은 △공사변경 계약서의 유효성 인정 △공사비 재검증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기발생 손실분 협의 △상가 대표 단체와 조합의 분쟁 종료 확인 △추가 공사지연 방지를 위한 감리단의 자재 승인 근거자료 제공 등이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자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국토부도 더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둔촌주공 사태 해결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원 장관은 전날(23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급적 빨리 원만하게 해결되서 풀리고, 다른 지역 정비사업까지 원활하게 돌아가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일차적인 풀어야 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다.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우리가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양측의 첨예한 갈등을 풀어낼 '카드'를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고 공사 중단까지 갔으면 어느 쪽도 양보하려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며 "조사로 겁을 줘서 양측이 적당한 선에서 양보하라는 차원이 아니겠나 싶다. 결국은 당사자 간 해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큰 갈등을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조합 내홍을 해결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조사에서 집행부의 위법행위가 적발된다면 조합집행부 교체 등이 추진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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